“요즘 누가 취하나요” MZ ‘무알콜’ 소비 확 늘더니…

‘건강 우선’ 2030, 무알코올 매출 두 자릿수 성장
알코올뿐 아니라 칼로리·당류까지 없앤 맥주 유행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에 맥주 판매대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주류업계의 논알코올·무알코올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헬시플레저’ 문화 영향으로 MZ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주류를 소비하지 않으면서 맞춤형 상품을 출시하는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여름철 무알코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급증했다. 여름철은 주류 성수기 중 하나다. 기온이 높고 휴가철이 껴 있어 관련 수요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마트와 트레이더스의 무알코올 주류 매출은 지난 7월 한 달간 전년 동기 대비 23.6% 신장했다. 특히 트레이더스 별도로 볼 때 관련 매출은 133.8%나 올랐다. 무알코올 주류 소비는 20·30대와 여성 고객층에서 두드러졌다.

이마트 올해 상반기 무알코올 맥주 구매 고객 중 20·30대 비중은 44%였다. 일반 주류 구매 고객 중 20·30대 비중이 29%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무알코올 맥주 여성 소비자 비중은 69%로 일반 주류를 구매한 여성 소비자 비중(66%)에 비해 높았다.

같은 기간 편의점의 무알코올 맥주 매출도 올랐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의 올해 6~8월 무알코올 맥주 매출 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40.8% 신장했다. BGF리테일의 CU도 같은 기간 매출 신장률이 11.7%였다. 세븐일레븐도 해당 기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했다.

국내 논알코올 맥주 시장 성장세는 가파르다. 시장조사 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논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는 지난 2021년 415억원에서 2023년 644억원으로 커졌다. 2년 만에 55.2% 성장했다. 2027년에는 946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가에서는 이런 추세에 맞춰 발 빠르게 논알코올·무알코올 주류를 선보이고 있다. 통상 논알코올은 알코올 1% 미만, 무알코올은 0.00%로 알코올이 전혀 없는 제품을 의미한다.

오비맥주는 알코올·당류·칼로리 글루텐을 모두 0으로 낮춘 ‘카스 올 제로’를 선보였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하이트제로 0.00 포멜로’를 출시했다. 롯데칠성음료는 ‘클라우드 논알콜릭’을 내놨다. 해외 맥주 제조사들도 앞다투어 관련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칭따오는 2020년 첫 논알코올 제품을 시작으로 레몬 맛 등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하이네켄도 ‘하이네켄 0.0’을 선보이며 저칼로리 맥주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마트도 무알코올 주류 라인업을 지난 2022년 20여종에서 올해 40여종으로 늘렸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7월 업계 최초로 저도수·저칼로리 생맥주 ‘생라이트비어’를 선보였다.

연말을 앞두고 관련 제품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하이볼과 와인을 집중적으로 공략 중이다. 기온이 높은 여름과 달리, 연말에는 송년회나 홈파티 수요가 있어 맥주보다는 와인이나 하이볼 등이 잘 팔려서다. 실제 이마트가 지난해 12월 선보인 논알코올 하이볼 ‘젠하이볼’은 출시 한 달 만에 3만5000개가 팔리기도 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하이볼 제품 매출이 50% 이상 신장하는 등 성장세가 뚜렷하다”며 “최근 주류 픽업 서비스 이용객도 많아지고 있어 저도수 와인 등을 비치하는 등 관련 상품군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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