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도 뤼팽이 다녀갔나”…피카소 1919년작 ‘증발 미스터리’

화가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1919년작 ‘기타가 있는 정물화’가 전시를 위해 운송되던 중 행방이 묘연해졌다. [카하그라나다 재단 제공]

화가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1919년작 ‘기타가 있는 정물화’가 전시를 위해 운송되던 중 행방이 묘연해졌지만, 현재까지 도난 정황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미국 CNN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작품은 스페인 남부 그라나다의 카하그라나다 문화센터에서 10월 9일부터 열릴 예정이던 비상설 전시에 출품될 예정이었다. 구아슈(불투명 수채화)로 그려진 이 그림은 가로 9.8㎝, 세로 12.7㎝ 크기의 소형 작품으로, 피카소가 ‘기타가 있는 정물’이라는 이름으로 남긴 여러 작품 중 하나다.

카하그라나다 재단에 따르면, 작품은 10월 3일 마드리드에서 밴을 통해 센터로 운송됐으며, 모든 이동은 운송업체 직원들이 함께 단일 동선으로 진행했고, 이 과정은 감시 카메라로 촬영됐다. 작품들은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통해 전시장으로 옮겨졌고, 전시 관리자는 포장 상태와 발송지를 확인한 뒤 수령 서명을 했다.

포장 개봉은 6일 오전 8시 30분부터 시작됐으며, 모든 작품이 개봉되고 배치된 이후에야 해당 작품이 누락된 사실이 확인됐다. 재단 측은 감시 카메라 영상을 면밀히 검토했지만, 도난이나 이상 징후는 전혀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라나다 경찰은 현재 수사에 착수했으며, 해당 작품은 국제 도난 예술품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제 공조 수사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피카소의 작품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도난 사례가 있었다. 2019년에는 프랑스 해안의 요트에서 사라졌던 ‘도라 마르의 초상’이 20년 만에 회수됐고, 2021년에는 그리스 경찰이 아테네 국립미술관에서 도난된 ‘여인의 머리’를 되찾았다. 2024년에는 벨기에 경찰이 안트베르펀의 건물 지하에서 피카소의 ‘두상’과 샤갈의 ‘기도하는 남자’를 발견하기도 했다.

이번에 실종된 작품은 개인 수집가 소유로, 약 60만 유로(약 10억 원) 상당의 보험에 가입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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