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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현지시간)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배석해 발언하고 있다. 베센트 재무장관은 최근 치열해지고 있는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대한 대응책으로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말했다.[AP] |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날로 격화되면서 미국 내 중국 기업과 유학생 퇴출이라는 강수가 다음 순서가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4월 시작된 양국의 무역 전쟁은 협상을 이어오면서 잠시 휴전기를 갖다가 이달 다시 포문을 열었다. 마드리드 협상에서 중국 플랫폼 기업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 이양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한 양국은 오는 3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었다. 회담을 3주 가량 남겨둔 지난 9일(현지시간)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자 미국은 이내 관세 100% 추가로 응수했다. 기존 중국 제품에 부과된 관세 55%까지 더하면 155%에 달하는 관세다.
이에 중국은 기세를 꺾지 않고 지난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싸움을 바라지 않지만 그렇다고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며 “미국이 고집대로 한다면 중국 또한 단호한 상응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강경한 자세를 보이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시 “미국은 중국을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 도우려는 것”이라며 유화적인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1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사회관계망(SNS) 플랫폼에 “중국이 의도적으로 미국의 대두를 사지 않고 우리 대두 농가들에 어려움을 주는 것은 경제적으로 적대적인 행위라고 믿는다”고 게시했다. 이어 “우리는 식용유를 우리 스스로 손쉽게 생산할 수 있으며, 중국으로부터 그것을 구입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식용유 등의 품목에 대해 중국과의 교역 중단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 수입을 중단할 수 있다는 것은 지난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백악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취재진으로부터 ‘중국이 희토류 수출 규제를 도입하고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했는데 중국과 어떻게 이야기하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수입을 하고 있다. 어쩌면 그것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당시 “정확히 그것이 뭔지 모르고, 조금 이른 감이 있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식용유 등 대상 품목을 제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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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4년 4월 중국의 사회관계망 플랫폼 기업 웨이보가 미국 나스닥 증시에 상장했다. 미국에서는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대한 대응책으로 미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의 퇴출 방안이 언급되고 있다.[게티이미지] |
일각에서는 미국이 고려하는 다음 수가 미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이나 중국 유학생들을 퇴출하는 조치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희토류 통제 강화를 비판하며 “중국이 논의에 열려 있다고 믿는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리 측에는 그들이 희토류에 대해 취한 조치와 동등하거나 아마도 훨씬 더 공격적인,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상당한 수단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증권거래소에서 중국 기업을 퇴출시키는 방안을 행정부가 고려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또 미국 내 30만명이 넘는 중국인 유학생을 겨냥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중국 내 미국인 유학생은 800명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그는 미국 정부는 중국으로의 소프트웨어 수출 제한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해당 소프트웨어 범위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중국 기업, 유학생 퇴출은 지난 4월 1차 무역전쟁 때에도 언급됐던 카드다. 이는 공화당 내 대중 강경파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수이기도 하다. 공화당의 릭 스콧 상원의원은 지난 4월 폴 앳킨스 증권거래위원회(SEC) 신임 위원장에게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규칙을 따르지 않으면서도 미국 자본시장에 접근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미국 의회의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미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286개다. 해당 기업의 증시 퇴출에 대한 법적 근거는 2020년 제정된 ‘외국회사문책법’이다. 이 법은 중국과 홍콩에 본사를 둔 기업들이 2년 연속 회계자료 제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가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상장 기업을 실제 증시에서 퇴출시키기까지는 수년이 걸린다. 시장에 심각한 충격을 주고, 미국 투자자들도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최근 미 증시는 하루 사이에 강·온 구도를 넘나드는 미·중의 무역 갈등 때문에 몸살을 앓을 정도다. 결국 실제 증시 퇴출시키려는 의도라기 보다는 중국을 상대로 협상력을 갖추려는 압박카드라는 평이 우세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