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람회 다녀오겠다던 아들, 한 줌의 재로 돌아왔다…캄보디아 사망 대학생 국내 송환 [세상&]

현지 공동부검 하루 만에 인천공항 도착
외교부 “캄보디아서 50대 한국인 사망”
송환 피의자 64명 중 현재까지 49명 구속
10명은 오늘 의정부지법서 영장실질심사


장진욱 경찰청 과학수사운영계장(오른쪽)이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고문 후 살해된 20대 대학생 박모(22) 씨의 유해를 송환한 뒤 안중만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장에게 인수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용경·문혜현 기자] 캄보디아 현지에서 범죄조직에 납치·감금된 뒤 고문당해 숨진 20대 한국인 대학생의 유해가 21일 오전 국내로 송환됐다.

현지에서 부검이 끝난 뒤 화장된 박모(22) 씨의 유해는 이날 오전 8시께 대한항공 KE690편에 실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박씨가 숨진 채 발견된 8월 8일 이후로 74일 만이다.

박씨의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북경찰청 안중만 형사기동대장은 입국장에 대기하다 현지 부검에 참여했던 장진욱 경찰청 과학수사운영계장으로부터 흰색 천에 싸인 유해를 인수했다. 박씨의 유해는 이날 유족 측에 전달될 예정이다.

박씨에 대한 공동 부검은 전날 오전 캄보디아 프놈펜에 있는 턱틀라 사원 내부에서 한국과 캄보디아 양측 당국자가 6명씩 참여한 가운데 약 3시간가량 이뤄졌다.

부검이 종료된 뒤에는 화장이 이뤄졌고 즉시 유해 송환이 결정됐다. 박씨의 시신은 지난 8월부터 두 달 넘게 이 사원 내 안치실에 보관돼 있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 17일 가족에게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캄보디아로 떠났다. 하지만 박씨는 현지 범죄 단지인 ‘웬치’에 납치·감금됐고, 모진 고문을 당한 끝에 8월 8일 캄포트주 보코산 일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경찰이 박씨의 시신을 발견할 당시에는 멍 자국과 상처 등 고문 흔적이 발견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찰청은 전날 현지 경찰과 공동 부검을 진행한 결과 장기 등 시신 훼손은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

경찰은 향후 국내에서 예정된 조직검사와 약·독물 검사, 양국에서 진행 중인 수사 결과 등을 종합해 박씨의 정확한 사인을 발표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20일(현지시간) 캄보디아 시하누크빌의 한 호텔 객실에서도 50대 후반 한국인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외교부는 21일 “현지 경찰 측에서 우리 교민회장을 통해 대사관에 이를 알려와 대사관은 우선 해당 교민회장에게 현장 확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교민회장은 현장에서 사망자의 여권과 유서로 추정되는 메모, 휴대폰 등을 확인했다. 다만 우리 당국은 범죄 단지와 관련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교부는 “우리 대사관은 사망 사실을 전달받은 직후 영사를 현장에 급파했다”며 “앞으로 유가족 통지와 장례 지원, 현지 당국의 신속한 조사 요청 등 영사 조력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20일 오후 충남경찰청에서 사기 혐의로 수사받는 캄보디아 송환 피의자들이 충남 홍성 대전지법 홍성지원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


보이스피싱 등 범죄 활동에 가담해 캄보디아 현지에 구금됐다 지난 18일 국내로 송환된 피의자 64명 에 대한 수사는 지금까지 49명이 구속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일 전국 각 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된 캄보디아 송환 피의자 48명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앞서 경찰은 송환 피의자 64명 가운데 이미 구속영장이 발부된 1명과 석방자 4명을 제외한 59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후 검찰은 구속영장이 신청된 59명 중 58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가 구속영장을 신청했던 1명에 대해서는 영장을 기각(반려)했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58명 중 전날 구속된 48명을 제외한 나머지 10명은 경기북부경찰청 형사기동대가 수사하는 피의자들이다. 이들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과 오후 2시30분으로 각각 나눠 의정부지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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