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전립선암·뇌경색인데” 일본 신임 총리 집에만 가면…

남편은 야마모토 다쿠 前의원…가위바위보 통해 호적 이름 ‘다카이치’로 바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 [AFP]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일본 집권 자민당 다카이치 사나에 총재가 21일 헌정 사상 첫 여성 총리로 취임하면서 그의 남편도 일본 최초 퍼스트 젠틀맨이 됐다. 바쁜 정치활동에도 다카이치 총재는 전립선암과 뇌경색을 앓는 남편 재활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과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 남편은 정치계 선배인 야마모토 다쿠(73) 전 중의원(하원) 의원이다.

다카이치 총리보다 9살 많은 야마모토 전 의원은 고향인 후쿠이현 의원을 거쳐 1990년 처음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고, 총 8회 당선됐다.

그는 2004년 다카이치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조리사 자격이 있으니 평생 맛있는 것을 먹게 해 주겠다”고 설득해 그해 결혼했다.

부부는 한때 함께 의정 활동을 하기도 했으나, 2012년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다카이치 총리는 아베 신조 전 총리, 야마모토 전 의원은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를 지지했다.

두 사람은 결국 2017년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혼했다.

하지만 다카이치 총리가 2021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자 야마모토 전 의원이 전면적으로 지원했고, 이후 재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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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일본 나라현 야마토코리야마에서 다카이치 사나에가 일본의 신임 총리로 선출되자 지지자들이 환호하는 모습이 보인다. [로이터]

이 과정에서 다카이치 총리 부부는 가위바위보로 한쪽의 성(姓)을 따르기로 했는데, 야마모토 전 의원이 호적상 성을 다카이치로 바꿨다.

일본에서는 부부가 같은 성을 써야 하며, 다카이치 총리는 부부가 다른 성을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는 선택적 부부별성 제도에 부정적이다.

야마모토 전 의원은 작년 10월 중의원 선거에도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그는 최근 전립선암과 뇌경색을 앓아 건강이 좋지 않은 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의원 숙소에서 함께 생활하는 남편의 재활을 도와 왔다.

야마모토 전 의원은 이날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녀는 공부를 매우 열심히 한다”며 “방이 서적과 서류로 가득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구와 달리 파트너는 눈에 띄지 않는 편이 좋다”며 ‘스텔스 남편’으로서 다카이치 총리를 조용히 지원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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