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서도 기죽지 않는 17세 여고생…오수민 “꿈의 무대 향해 한걸음씩”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공동 19위
韓 아마추어 1위·세계 아마랭킹 13위
173㎝ 큰키에 장타·아이언 경쟁무기
23일 JLPGA 노부타 마스터즈 출전
내년 LPGA·KLPGA 투어 카드 도전
“많이 배워서 얼른 프로 무대 서고파”

오수민이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대기하던 중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BMW 챔피언십 조직위 제공]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세계적인 선수들은 정말 상상할 수 없는 플레이를 하더라고요. 이번 대회에선 특히 더 많이 배우고 느낀 것같아요. 많이 배우고 경험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여자골프 아마추어 최강 오수민(17·신성고)이 꿈의 무대를 향해 한걸음씩 전진하고 있다.

오수민은 지난 19일 전남 해남 파인비치GC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세계 톱랭커들에게도 밀리지 않는 탄탄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공동 19위로 대회를 마쳤다.

몸이 휘청이는 강풍 속에 세계적인 선수들도 타수를 잃으며 고전했지만, 오수민은 나흘 내내 언더파를 적어내며 13언더파 275타를 기록, 고진영·브룩 헨더슨(캐나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번 대회까지 4차례 LPGA 투어 출전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오수민은 “LPGA 대회에 나올 때마다 훌륭한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며 느낀 점이 많은데 이번 대회에선 특히 더 많은 걸 배우고 깨닫게 됐다”며 “동반 플레이한 셀린 부티에·이와이 치사토의 쇼트게임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어프로치가 어려워 보이는 곳에서 환상적으로 파세이브를 하는 걸 보고 많이 놀랐다. 연습을 더 많이 해야겠다고 느꼈다”고 했다.

오수민은 한국 여자골프의 미래로 손꼽히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골프채를 잡은 그는 173㎝의 큰 키에서 나오는 280야드 장타와 정확한 아이언샷이 경쟁 무기다.

중학교 재학 시절부터 각종 아마추어 대회를 석권한 그는 국가대표가 된 지난해부터 기량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국내외 아마추어 대회에서 입상은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렵다.

올해 3월 아시아 태평양 지역 최고 권위 대회인 아시아퍼시픽 여자 아마추어 골프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이어 ‘주니어 마스터스’로 불리는 주니어 인비테이셔널에선 3위에 올랐다. 5월 퀸 시리키트컵 국제 골프 대회에선 개인·단체전에서 2년 연속 2관왕에 오르며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6월엔 아마추어 내셔널타이틀 대회인 강민구배 한국 여자 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한국 여자골프 아마추어 랭킹 1위이자 세계아마추어골프랭킹(WAGR) 13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엔 초청선수로 참가한 각종 프로무대에서 정상급 선수들과 어깨를 견줬다. 특히 작년 3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에서 250야드를 넘나드는 호쾌한 장타를 앞세워 3위에 오르며 프로 언니들을 긴장시켰다.

오수민의 호쾌한 드라이버샷 모습 [BMW 챔피언십 조직위 제공]

2008년 9월생인 오수민은 만 18세가 되는 내년 LPGA 투어와 KLPGA 투어 카드에 모두 도전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대회를 통해 미국 진출 도전 의지를 더욱 키우고 있는 오수민은 꿈의 무대를 향해 차근차근 다가서고 있다.

프로 무대 연착륙을 위해선 쇼트게임 뿐 아니라 체력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지난 8월 캐나다에서 열린 CPKC 여자오픈을 다녀온 후 더욱 필요성을 절감했다며 처음으로 ‘자진해서’ 체력훈련을 시작했다며 웃었다.

오수민은 골프장 밖에선 영락없는 여고생이다. 그는 “노래와 춤을 너무 좋아한다.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의 춤을 따라하며 스트레스를 푼다”며 올시즌이 끝난 뒤엔 댄스 수업도 받고 싶다고 했다.

오수민은 오는 23일 일본 효고현 미키시의 마스터즈 골프클럽에서 개막되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노부타 그룹 마스터즈GC 레이디스에 초청선수로 출전한다. 지난해 이민영이 우승한 대회다. JLPGA 투어 출전은 지난 5월 메이저 대회 월드 레이디스 살롱파스컵(68위) 이후 두번째다.

오수민은 “지난 일본 대회에서도 많이 배우고 왔다. 이번에도 좋은 경험하고 최선을 다해 쳐서 더 성장해서 오겠다”며 눈빛을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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