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3사, ESS 국책사업 2차 수주전 앞두고 ‘기술 경쟁력’ 알리기 총력 [비즈360]

LG엔솔, ESS 글로벌 수주 성과 전면
삼성SDI, 전기안전공사와 ESS 안전 기반 구축
이석희 SK온 CEO,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 부각
사업자 선정 작업 해 넘길 가능성도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왼쪽부터)과 SK온 미국 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 삼성SDI 기흥 본사 전경 [각사 제공]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조단위 규모 정부의 제2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을 앞두고 국내 배터리 빅3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3사가 자사 기술 경쟁력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달 발생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이슈 여파로 ESS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3사 모두 자사의 제품 안전성을 전면에 내세우는 방향으로 전략을 재정비하는 등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3사는 이달 정부가 추진하는 1조원 규모의 ESS 중앙계약 시장 사업 2차 입찰에서 다시 한번 경쟁을 벌인다. 앞서 1차 입찰에서는 삼성SDI가 전체 물량의 76%, LG에너지솔루션이 참가한 컨소시엄이 24%의 물량을 따냈다.

앞서 1차 당시 삼원계(NCA) 배터리를 앞세우며 입찰 전체 물량의 76%를 수주한 삼성SDI는 ESS 시장의 안전 기반을 다지기 위해 에너지 안전 책임 전문기관인 전기안전공사와 ‘ESS와 무정전전원장치(UPS) 등 배터리 관련 산업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김성주(왼쪽부터) 전기안전공사 기술이사, 남화영 전기안전공사 대표이사 사장,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박진 삼성SDI 중대형사업부장(부사장)이 지난 20일 삼성SDI 기흥사업장에서 열린 ‘ESS 등 배터리 관련 산업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SDI 제공]


전기안전공사 측은 이번 협약 대상인 삼성SDI에 관해 “최근 국내 최초로 진행된 장주기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에서 전체 발주 물량의 약 80%를 수주할 만큼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ESS 등 설비의 안전관리 정책 발굴과 안전성 강화를 위한 개선안 마련 ▷사고 예방을 위한 매뉴얼 공동 개발 및 기관 간 대응체계 구축 등 ESS 안전성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삼성SDI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실무협의체를 꾸려 세부 이행 과제를 구체화하는 등 협력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최주선 삼성 SDI 사장도 안전성 홍보전에 힘을 보탰다. 업무협약식에 참석한 그는 “이번 협약은 삼성SDI의 기술 리더십을 사회적 책무로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전기안전공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제품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에너지분야 안전관리를 총괄하는 공공기관인 전기안전공사가 ESS용 배터리 안전성을 담보한 만큼 삼성SDI가 2차 입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석희 SK온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0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양누리 IBK홀에서 CEO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SK온 제공]


1차 입찰에서 고배를 마셨던 SK온은 이석희 최고경영자(CEO)가 전면에 나서며 ESS 분야에서의 기술 리더십 확장 의지를 드러냈다.

이 CEO는 지난 20일 연세대학교 백양누리 IBK홀에서 배터리 및 에너지 관련 학과 교수진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CEO 특강에서 전기차 배터리 및 ESS 시장 전망 등을 주제로 중장기 ESS 사업 추진 방향을 소개했다. 특히, 그는 ▷액침냉각 기술 등 고안전·고효율 솔루션 ▷화재 조기 진압 솔루션 등 ESS 사업 주요 전략을 설명하면서 안전성 분야에서 SK온의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부각했다.

이 CEO는 “배터리 사업에서 안전성과 신뢰는 최우선 가치”라며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안전성을 기반으로 글로벌 ESS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오창 공장 ESS용 NCA 배터리 라인을 리튬인산철(LFP)로 전환하는 방안과 더불어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거둔 대규모 수주 성과를 부각하며 수주전에 대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3월 폴란드 국경 전력공사 PFE가 추진하는 대규모 ESS 프로젝트 사업 파트너로 선정, 약 1GWh 규모의 ESS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을 기점으로 한화큐셀,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테라젠, 엑셀지오 에너지 케피탈 등과 잇달아 대규모 계약을 성사시켰다.

올해 역시 글로벌 에너지 관리 업체 미국 델타 일렉트로닉스에 이어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와 3년간 43억 달러(약 6조원)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따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배터리 3사 가운데 올해 들어 흑자를 기록한 곳은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하다. 북미와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거둔 다수의 ESS 수주가 실적을 견인했다. 증권가를 중심으로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4분기 ESS 부문에서만 1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 전력망용 ESS 배터리 컨테이너 제품 [LG에너지솔루션 제공]


한편, 애초 연말로 예상됐던 2차 수주 사업자 선정이 국정자원화재 이슈 여파로 해를 넘길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국전력거래소는 지난 16일 1차 설명회를 열고 사업 추진 방향을 공개했다. 이번 사업은 총 540㎿(육지 500㎿, 제주 40㎿), 약 1조원 규모이며 공급 시기는 오는 2027년 12월이다.

업계에서는 한국전력거래소가 이달 2차 ESS 입찰에 이어 연말에 우선협상대상자를 확정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아직 세부 배점 및 향후 일정을 알리는 2차 설명회나 공지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정자원화재 사태 이후 일정이 조금씩 미뤄지는 분위기”라며 “업체들이 꾸린 컨소시엄이 입찰 제안서를 제출한 이후 평가 기간까지 고려하면 경우에 따라 내년 초에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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