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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얀마 범죄 단체에 의해 희생된 벨라루스 출신 모델 베라 크라브초바. [데일리메일]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벨라루스 출신 20대 여성이 태국에서 납치돼 미얀마에서 살해당했다는 의혹이 확산하는 가운데, 태국 정부 측은 “태국과는 전혀 연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21일(현지시간) 태국 타이거 등에 따르면 태국 이민국은 벨라루스 출신 모델 겸 가수 베라 크라브초바(26)의 ‘태국 납치설’과 관련, 크라브초바가 태국에서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모습이 잡힌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크라브초바는 지난달 12일 오전 12시41분께 수완나품 공항을 통해 태국에 입국했다.
이어 같은 달 20일 오전 7시20분 타이항공 TG301편을 타고 미얀마 양곤으로 향했다.
이민국이 공개한 영상에는 크라브초바가 공항 셀프 여권 심사 시스템을 통과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이민국 측은 “그는 스스로 태국을 떠난 것”이라며 “강압이나 부정 행위의 흔적은 보이질 않는다”고 했다.
이어 “그가 태국에 있는 사이 납치됐다는 소문은 사실과 다른 것”이라며 “미얀마로 넘어간 후 발생한 사건에 대해 태국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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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라 크라브초바가 태국에서 미얀마로 넘어가는 모습. [태국 이민청] |
앞서 복수의 매체는 크라브초바가 모델 계약을 맺기 위해 태국 방콕으로 향했고, 도착 후 현지 범죄조직에 납치돼 미얀마 국경지대로 넘겨졌다고 보도했다.
이후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긴 후 폭행과 협박을 당했고, 사이버 범죄에 가담돼 강제로 일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태국 측은 “그녀가 방콕에서 납치된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것.
한편 다수 매체에 따르면 잡혀간 A 씨가 간 곳은 미얀마 북부에 있는 무법지대로, 중국계 범죄조직과 현지 군인이 결탁해 운영하는 거대 불법 사이버범죄 운영소였다.
이곳에선 수많은 사람이 인신매매로 끌려와 철조망 안에 감금돼 하루 16시간 이상 강제 노역을 하며 지시를 따르지 않거나 목표 수익을 내지 못하면 폭행, 고문, 장기 적출 협박 등을 한다고 알려졌다.
크라브초바는 부유한 남성을 상대로 ‘로맨스 스캠 사기’에 동원됐으나, 정해진 수익 목표를 내지 못하게 되자 모든 외부 활동이 차단됐다.
캠프의 한 행동 대원은 크라브초바 가족에게 “그는 이미 죽었다”며 “시신이라도 돌려받고 싶으면 50만달러(약 7억900만원)를 보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크라브초바의 가족이 이를 따르지 않자 다시 연락을 하고 “이미 시신을 소각했다. 더는 찾지 말라”고 통보했다.
러시아 매체 SHOT은 “크라브초바는 장기 밀매 조직에 팔려 장기가 적출된 뒤 시신이 소각된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벨라루스 민크스 출신의 크라브초바는 대학 졸업 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주해 프리랜서 모델 일을 했다.
이후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경력을 쌓고, 보다 활동 영역을 넓히기 위해 움직이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그곳’에선 여성들이 외모를 이용해 남성들에게 접근, 금품을 뜯어내는 교육을 받는다”며 “하지만 탈출을 시도하거나 목표 금액을 달성하지 못하면 장기 적출 대상이 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