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MI6와 같은 해외정보 담당 신설
‘007’ 제임스본드 소속 정보기관 유사
국가안전보장국과 동격으로 대우
각 기관 수집 정보 종합 역할도 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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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4일 도쿄 국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 |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국가정보국’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해 주목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국가정보국 신설 방침을 이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에게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의 국가정보국이 창설될 경우, 영국의 MI6와 역할이 유사해 일본판 007 요원이 탄생할 거라는 추측도 나온다.
영화 속 007 요원 제임스 본드는 영국 비밀정보국(SIS 또는 MI6) 소속이다.
영국 국내 문제를 담당하는 기관이 MI5, 해외 문제를 담당하는 기관이 MI6라 보면 된다.
제1차, 제2차 세계대전 중 영국 전쟁부 산하 ‘군사정보6국’의 줄임말이 MI6다. 비밀정보국인 M16은 해외정보국으로도 불린다.
경제안보담당상을 지낸 다카이치 총리는 정보 수집 활동 강화를 주장해 왔고,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국가정보국 창설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국가정보국 창설은 집권 자민당과 새로운 연립 여당인 일본유신회가 지난 20일 합의한 문서에도 포함됐다.
두 정당은 합의문에서 내각정보조사실을 격상해 국가정보국을 만드는 법안을 내년 정기국회 기간에 제출하기로 했다.
국가정보국 신설은 안보와 국익을 위협하는 외국 세력에 대한 대처 능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요미우리는 해설했다.
요미우리신문은 국가정보국 활동으로 인적 접촉, 인공위성 촬영 이미지 활용, 공개 정보 엄선 등을 열거하고 외부 세력이 기밀 정보에 접근하려는 시도 등도 파악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총리 관저 주도로 정보 관련 활동을 강화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일본 정부 내에서는 내각정보조사실 외에 경찰 공안부문, 외무성 국제정보총괄관 조직, 방위성 정보본부, 공안조사청 등도 정보 수집 활동을 하고 있다.
국가정보국은 이들 기관이 모은 정보를 집약해 정리하게 된다. 각료들이 참여하는 ‘국가정보회의’ 사무국 역할도 맡는다.
다카이치 내각은 국가정보국 위상을 국가안전보장국과 동격으로 할 방침이다.
자민당과 유신회는 ‘스파이 방지 관련법’ 도입도 연내에 검토하기로 한 바 있다. 일부 야당은 이 법안이 정부에 이론을 제기하는 사람을 배제하려는 것이 목적이라며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한편, 아사히신문은 다카이치 내각의 총리 관저 진용이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집권 2기 시절과 비슷하다고 해설했다.
이 신문은 경찰청 출신 관방 부장관, 경제산업성 출신 정무비서관을 배치한 점 등이 아베 내각과 같다고 평가했다.
아사히는 각 부처에서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사람이 관저에 합류했다면서 “다카이치 총리가 의식하는 것은 자신의 후원자이기도 했던 아베 전 총리처럼 관저에 정부 권한을 집중시키는 정권 운영”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