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복계 에르메스’ 알로 증정 토트백 리셀 열풍

고급 브랜드이미지 한몫 ‘상징소비’
5만~10만원 온라인 재판매가 형성


서울 강남구 알로 도산매장 앞 입장고객이 줄 서 있는 가운데 사은품으로 토트백을 받은 한 소비자가 걸어가고 있다. 박연수 기자


“핫걸 사이에서 많이 보이는 그 가방, 댓글에 ‘알로’ 남겨주면 최저가 정보 알려드릴게요.”(인스타그램 게시글)

‘요가복계 에르메스’로 불리는 프리미엄 애슬레저 브랜드 ‘알로 요가(ALO Yoga)’의 증정용 토트백이 리셀(재판매) 시장을 달구고 있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고가의 브랜드를 구매한 듯한 효과를 줄 수 있어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알로는 40만원 이상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토트백을 무료로 증정하고 있다. 사은품이지만 리셀 시장에선 이미 5만~10만원 이상 가격에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KREAM)에 따르면 10월 3주(10월12~18일) ‘알로 요가 아이코닉 쇼퍼 토트백’ 거래량은 전주(10월5~11일) 대비 약 46% 증가했다.

수요가 늘면서 가격도 올랐다. 쓱닷컴에서는 10만5000원, 크림에서는 5만2000~6만2000원에 거래 중이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공동구매도 이뤄진다. “미국에서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는 토트백을 직구 했다”며 7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증정품이 리셀 열풍을 일으킨 데는 알로의 프리미엄 이미지가 한몫했다. 7월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인근에 아시아 최초 플래그십 스토어를 내며 국내 시장에 진출한 알로는 집게 핀 4만8000원, 반바지 9만5000원, 스니커즈 38만5000원 등 비싼 가격으로 인기를 얻었다. 알로 도산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 고객 중 가방을 따로 구매할 수 있는지, 가격이 얼마인지 묻는 경우가 많다”며 “일부 소비자는 이 증정품을 받기 위해 40만원 이상 구매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업계는 명품 브랜드 종이 쇼핑백 리셀 열풍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고가의 브랜드 제품을 직접 사는 대신 쇼핑백으로 명품을 구매한 듯한 ‘작은 사치’, ‘과시형 소비’를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스타그램 등 일상을 공유하는 SNS가 활발한 영향도 컸다. 실제 번개장터 등 플랫폼에서는 루이비통의 쇼핑백이 여전히 6000원 안팎에 거래된다. 쇼핑백을 비닐로 감싸 가방처럼 사용하는 ‘리폼 키트’도 등장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명품 대신 증정품이나 쇼핑백, 한정판 패키지 등 ‘상징 소비’를 통해 타인에게 과시하는 소비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연수·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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