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자 치료와 재활 통합관리
[헤럴드경제=김아린 기자] “거부할 수 없는 유혹에 우리 미래 세대가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마약은 더 이상 개개인의 일탈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일상을 위협하는 현실입니다.”
40년 가까이 마약 치료에 전념해온 조성남 서울시립 은평병원 정신건강의학 교수는 31일 열린 서울시 마약관리센터 개소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조 교수가 센터장으로 이끌게 된 서울마약관리센터는 이날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마약 중독자 선별부터 치료와 재활, 재사회화까지 통합 관리를 도맡는 서울에서는 최초 공공시설이다.
조 센터장은 “마약 중독 환자가 20~30대를 중심으로 점차 저연령화되는 추세”라며 “사용 약물은 대마뿐 아니라 필로폰으로 알려진 메스암페타민이나 LSD, 펜타닐, 수면제를 비롯한 의료용 마약류 등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 센터는 강제입원 없이 철저히 자의입원·동의입원 원칙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위기 때 내원해서 하루만 입원하고 퇴원하는 것도 가능하게 해 최대한 병원 문턱을 낮추겠다”고 했다.
서울시 마약관리센터는 총 575평 규모로 1인실과 2인실로 이뤄진 10병상 규모의 집중치료 입원 병동과 입원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외래 상담실 등 시설을 갖추고 있다. 중독 초기 회복 프로그램과 여성·청소년 프로그램 등 맞춤형 치료 모델을 개발 중이다. 운영 중독자 가족·보호자를 위한 상담도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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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열린 시립은평병원 서울시마약관리센터 개소식. 맨앞줄 왼쪽부터 서국진 마약퇴치운동본부 이사장, 이병도 서울시의원, 김태균 서울시 행정1부시장, 박유미 은평병원장, 조성남 은평병원 마약관리센터장, 김성이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전 보건복지부 장관. 김아린 기자 |
박유미 은평병원장은 “서울시 마약관리센터는 마약 문제를 단순 범죄가 아닌 치료와 회복이 필요한 질환으로 바라보고 조기 발견을 통해 중독의 악순환을 끊고자 설립됐다”며 “이곳은 서울시민들의 건강한 삶을 지켜내는 전문치료공간이자 회복과 사회 복귀를 돕는 희망의 공간이 될 것”이라고 설립 의의와 앞으로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개소식에 참석한 김태균 행정1부시장은 “(센터 설립을) 계기로 중독 치료 문턱을 더 낮추고 특히 청소년·청년들이 혹시 마약을 접하게 되더라도 빨리 회복하고 사회로 돌아올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서국진 마약퇴치운동본부 이사장은 “중독을 경험한 이들이 다시는 약에 의지하지 않고 건강하게 사회에 안착할 수 있도록 처벌과 단속을 넘어 치료와 재발에 방점을 두고 우리 사회 전체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서울시 마약관리센터가 중독자를 향한 낙인 대신 따뜻한 치료의 손길을 내미는 최전선이 되어주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서울시 마약관리센터 진료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고 예약제로 운영된다. 은평병원 대표번호로 전화한 뒤 마약관리센터 연결하면 정신건강전문 간호사가 연결돼 간단한 문진을 도와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