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8년차, 210번째 대회서 정상
작년 1년 병가로 마음 다잡는 계기
“자신 없었지만 버티니 좋은 결과”
옥태훈, 제네시스 대상 수상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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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어 데뷔 18년 만에 K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 김재호가 우승컵을 번쩍 들어 올리고 있다. 김재호는 아버지 김용희 롯데 2군 감독의 이름이 적힌 롯데 유니폼 상의를 입고 우승을 자축했다. [KPGA 제공] |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올해 43세의 김재호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데뷔 18년 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안았다. ‘미스터 올스타’로 유명한 프로야구 레전드 김용희 롯데 자이언츠 2군 감독의 아들이다.
김재호는 2일 경기도 여주시 페럼클럽(파72)에서 KPGA 투어 렉서스 마스터즈 최종 4라운드에서 합계 2언더파 286타를 적어낸 뒤 황중곤, 최진호, 이유석과 함께 치른 연장전에서 홀로 버디를 낚아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김재호는 2008년 KPGA 투어에 데뷔한 후 처음으로 정규 투어 우승 기쁨을 맛봤다. 우승 상금은 2억원.
1982년 1월생인 김재호는 올해 KPGA 정규 투어 최고령 우승자로도 이름을 올렸다. 종전에는 6월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1982년 5월생 숀 노리스(남아공)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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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호가 우승 후 눈물을 흘리며 아버지 이름이 적힌 롯데 유니폼을 입는 모습 [KPGA 제공] |
데뷔 18년 만에, 210번째 출전 대회에서 들어올린 귀한 우승컵이다.
종전 최고 성적은 2012년 KPGA 선수권 공동 2위와 2019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준우승이었다. 올해는 5월 GS칼텍스 매경오픈 공동 10위가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특히 지난 시즌 개막전을 보름 앞두고 오른쪽 팔꿈치가 부러지는 사고로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김재호는 “대회에 나서지 못했지만 ‘넘어진 김에 쉬어가자’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다잡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김재호는 우승을 확정한 뒤 아버지 김용희 감독의 이름이 적힌 롯데 유니폼 상의를 입고 우승을 자축해 감동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재호는 경기 후 TV 중계 인터뷰에서 “예전에 우승을 노리거나 성적을 내려고 욕심을 부리면 잘 안돼서, 이번에는 연장 세 번째 샷을 아무 생각 안 하고 쳤다”며 “나이가 있다 보니 우승이 어렵겠다고 자신감이 없어지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버티다 보니 이번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기뻐했다.
아버지 김용희 감독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묻자 “아버지는 그저 제게 신같은 분이시다.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김재호는 “아버지께서 평소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해라. 야구 선수들은 더 열심히 한다’고 격려해주셨다”며 “제가 유니폼을 입고 나온 것도 아마 모르고 계셨을 것”이라고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주위에서 ‘자신 있게 쳐라’는 조언도 해주셨지만, 저는 오히려 더 잘 안 되더라”며 “이번 대회는 코스도 어렵고, 최근 제 샷도 좀 안 좋아서 긴장과 걱정 속에서 샷을 한 것이 부드러운 스윙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겸손하게 우승 요인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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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KPGA 투어 제네시스 대상을 획득한 옥태훈 [KPGA 제공] |
올해 3승을 거둔 옥태훈은 2205 제네시스 대상 수상을 확정했다.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를 달린 옥태훈은 이날 5타를 잃으며 최종합계 이븐파 288타, 공동 7위로 대회를 마쳤다.
제네시스 대상 수상자에게는 2억원의 보너스 상금과 제네시스 차량, 제네시스 스코틀랜드오픈 출전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퀄리파잉(Q)스쿨 최종전 직행 자격, KPGA 투어 시드 5년, DP 월드투어 시드 1년이 주어진다.
옥태훈은 “제네시스 대상을 획득해 영광이다. 올해 19개 대회에 나와서 10차례 톱10에 진입했다. 이 같음 꾸준함이 올 시즌 가장 좋았던 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요즘 SNS를 보면 ‘생각한대로 하다 보면 이뤄진다’라는 말이 있는데, 그런 것을 많이 보고 듣고 하면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옥태훈은 12월 초 미국으로 건너가 PGA 투어 Q스쿨 최종전을 준비할 계획이다.
디펜딩 챔피언 이승택은 최종합계 8오버파 296타, 46위로 대회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