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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승훈 |
-단독 콘서트 ‘SINCERELY35’, 데뷔 35년 음악 여정 응집
[헤럴드경제 = 서병기선임기자]“신승훈 씨를 발라드 종신황제로 임명합니다.”
싱어송라이터 신승훈의 데뷔 35주년 기념 단독 콘서트를 보면서 하고싶은 말이었다.
58세의 나이로 3시간 30분동안 게스트 한 명 없이 올 라이브로 공연을 소화해내며, 노래 사이사이 끊임없는 토크로 관객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려는 그의 에너지와 열정, 그리고 관리력은 대단하다고밖에 볼 수 없다.
변함없는 목소리로 한곡 한곡씩을 불러나가는 신승훈은 과거의 기억을 소환해주면서 현재를 인정하고 긍정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영롱하고 애틋하며, 회한과 비애, 사랑이 느껴진다. 아무리 도파민의 시대라 하지만 자극 하나 없이도 대중의 마음을 울리는 게 ‘신승훈표 발라드’의 특징이다.
“내가 아는 이별은/슬픔이라 생각했지/하지만 너무나 슬퍼/나는 울고 싶진 않아/다시 웃고 싶어졌지/그런 미소 속에 비친 그대 모습 보면서”(1990년 ‘미소속에 비친 그대’)
“소리 내 울어본 적 언제였나요/눈물조차 사치였나요/ 다 내려놓고 싶은 날엔 하루쯤 그댈/여린 아이처럼 다독여요(중략)/나 놓은 건지 놓친 건지 뜻 모를 날도/우릴 피워 낼 계절이겠죠(2025년 ‘She was’)
그의 발라드는 슬픔을 승하시키는 힘이 있다. 그것이 대중에게 향하는 ‘위로 전하기’의 정체다. ‘아무리 슬퍼도 비탄에 빠지지는 않는다’는 김소월의 진달래꽃 같은 애이불비(哀而不悲) 정신이기도 하다.
그는 발라드라는 바위돌을 하나씩 35년동안 꾸준히 쌓아 성(城)을 만들어놓은 성주(城主) 같다. 그 성은 너무 튼튼해서 난공불락의 성이다. 발라드 황제 신승훈은 그 안에서 지금도 성(城)을 튼튼히 하는 작업에 매진한다.
게다가 요즘 남자 발라더들 대다수가 속삭이듯 다가오는 식물성 ‘에겐남’들인데 반해 신승훈은 진짜 오빠가 (여)동생을 대하듯, 35년을 함께한 팬들에게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장난도 치는 수다맨의 전형 ‘테토남 발라더’였다.
이런 신승훈에게 ‘명예 황제’라는 칭호를 붙여주고 싶지 않다. 여전히 ‘현역 황제’임이 분명하다.
신승훈은 지난 11월 1~2일 양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단독 콘서트 ‘2025 THE신승훈SHOW ‘SINCERELY 35’’(이하 ‘THE신승훈SHOW’)를 열고 팬들과 만났다. 특히, 첫째 날 공연이 펼쳐진 11월 1일은 신승훈의 데뷔일로 신승훈과 팬 모두에게 뜻깊은 의미를 지녔다.
‘THE신승훈SHOW’는 신승훈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 공연이다. 서울 공연은 일찌감치 전석이 매진된 가운데, 신승훈은 35년간 쌓아온 음악의 진수를 응집해 무대 위에 그려냈다.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신승훈이 직접 연출, 편곡, 세트리스트 등 공연 전반에 참여해 더욱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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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승훈 |
신승훈은 1990년 1집 앨범 타이틀곡 ‘미소속에 비친 그대’와 ‘보이지 않는 사랑’ ‘I BELIEVE’ 등 수많은 히트곡 뿐만 아니라, ‘She Was’ 등 10년만에 최근 발매한 정규 12집 ‘SINCERELY MELODIES’의 수록곡 등 무려 30곡이 넘는 세트리스트로 ‘신승훈 음악’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역대급 귀 호강 무대를 꾸몄다.
‘발라드 황제’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완벽한 라이브로 약 210분간 짙은 감동과 여운을 선사해 음악이 지닌 힘을 되새겼다.
‘욕 방지용 메들리’도 펼쳐졌다. 신승훈은 숱한 히트곡을 보유한 만큼 아쉽게 세트리스트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여전히 팬들에게 오래도록 회자되는 명곡들을 모아 메들리로 들려줬다. 아낌없는 팬 사랑 속에 신승훈은 나훈아의 ‘테스형!’, 영탁의 ‘니가 왜 거기서 나와’를 재해석해 또 다른 매력을 안겼다.
또한, 신승훈은 풍성한 볼거리를 위해 각 곡의 편곡에 따라 밴드나 댄서와 함께 무대에 서는가 하면, 돌출 무대를 적극 활용해 팬들과 더욱 가까운 거리에서 눈을 마주하며 공연을 펼쳤다. 여기에 폭죽 등의 특수효과, 조명, VCR이 어우러진 다채로운 구성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개인적으로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이번에는 모창 메들리가 없었다는 점이었다. 신승훈의 모창 메들리는 음식으로 따지면 또 다른 맛, 별미의 시간이다.
한편, 신승훈의 단독 콘서트 ‘THE신승훈SHOW’는 서울을 시작으로 오는 7~8일 부산, 15~16일 대구에서도 펼쳐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