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스포츠 시청 주권 확보 모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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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 인근에 오륜기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올림픽과 월드컵 등은 중계 수익과 사적 이익이라는 자본의 논리로만 접근할 경우, 시청에서 소외되는 계층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심미선 순천향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과 교수)
지상파 3사가 손을 잡고 일어섰다.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과열되고 있는 중계권 확보 경쟁에 ‘해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면서다. 과도한 중계권 경쟁에 올해 동계올림픽에서 지상파는 중계에서 빠졌다. 올해 올림픽은 JTBC에서 단독 중계된다. 지상파에서 올림필을 볼 수 없는 것은 62년만에 처음이다. 이로 인한 시청권 제한 논란 속에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줄도 몰랐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FKI 컨퍼런스센터에서 진행된 한국방송협회 ‘스포츠 중계권과 미디어 주권의 위기’세미나에서는 이처럼 특정 방송사의 대형 이벤트 독점 중계에 따른 부작용과 이를 해소할 대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현장과 전문가들은 국제 스포츠 중계권 공동협상체인 ‘코리아풀(Korea Pool)’의 확대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심미선 순천향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는 국민들의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고 사회적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문화적 공유자산”이라면서 “이러한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보편적 시청권 제도를 도입해 운영해 왔지만, 스포츠 중계권에 대한 과열 경쟁이 중계료 인상과 막대한 국부 유출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국민들이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만 시청할 수 있는 상황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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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 |
이어 심 교수는 “멀지 않은 미래에 향후 글로벌 사업자가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독점 중계권을 탈취할 가능성까지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새 미디어 환경에 맞는 현실적 방안의 도출이 시급하다”며 “스포츠중계권 공동협상체인 코리아풀이 지상파3사 뿐 아니라 향후에는 국내 다양한 미디어사업자가 함께 참여하는 국가 단위의 확장된 발전 모델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토론에 참여한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2015년 유럽 전체의 올림픽 중계권을 디스커버리 채널이 독점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사업자의 무리한 선택에 따른 실패가 입증되었다는 점에서 현재 국내 상황과 유사하며, 한국이 글로벌 스포츠 업계에서 호구가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일본의 ‘재팬 컨소시엄’ 형태 등과 같이 국내 사업자들의 공동 대응 방식과 법적 제도의 정교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언제든 제2, 제3의 JTBC 사태가 재발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세진 한양대 미디어학과 교수는 “방송 산업의 심각한 위기에 대한 수많은 사전 징후와 방송계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정책당국이 제대로 귀 기울이지 않았고, 스포츠 중계권 이슈에 관한 정부의 개입 적기 또한 놓쳐버렸다”며 “지금이라도 강력한 진흥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보편적 시청권 달성을 위한 법과 제도적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남상원 KBS 스포츠기획제작부 팀장은 “2011년부터 오랜 기간 정부 당국에게 보편적 시청권 개념에 무료라는 조건이 들어가야 함을 지속 요구했으나 지금껏 반영되지 않았다”며 “결국 미디어 시장변화에 따라 향후 방송사가 중계권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흐름이라면 법 제도로써 보편적 시청권이 달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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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방송협회는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FKI 컨퍼런스센터에서 ‘스포츠 중계권과 미디어 주권의 위기’ 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국방송협회 제공] |
김상우 SBS 스포츠기획부 부장은 “누가 중계권을 확보하더라도 금액 상한을 두고 지상파 방송에 반드시 재판매하도록 하는 법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며 “그 과정에서 인터넷 모바일 권리 또한 방송권과 함께 판매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동수 MBC 스포츠기획사업팀 부장은 “방송권 뿐만 아니라 뉴미디어 권리까지 특정 사업자에게 독점 권리를 주어 붐업 창구를 막은 것도 올림픽 분위기 조성 부진의 큰 원인”이라며 “여러 사전 징후에도 불구하고 큰 문제가 발생되어야만 제도적 관심이 생기는 안이한 인식이 아쉽다”고 밝혔다.
좌장을 맡은 강형철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최초 보편적 시청권 도입 시 제기되었던 문제가 지금껏 해결되지 않고 여기까지 이른 것에는 정부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하며 “보편적 시청권은 낙도에도 도달해야 하는 전기 서비스처럼 국가가 해야 하는 의무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