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근시 비율 40여년간 4배 이상 급증”

대한안과학회 ‘2025 눈의 날 팩트시트’ 공개


초등학생의 근시 비율이 40여 년 전에 비해 4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의 사용이 늘고 야외활동이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꼽혔다.

대한안과학회는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5 눈의 날 팩트시트’를 공개, 근시의 조기 진단과 관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올해 팩트시트는 ‘근시, 관리하면 오래봅니다’를 주제로 구성됐다. 근시의 조기 진단과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고, 정기검진과 올바른 생활습관을 통해 시력 저하를 예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안과학회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약 30%가 근시를 앓고 있으며, 특히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의 근시 유병률은 80~90%에 달한다. 국내의 경우 지난해 학생건강검진 결과에서도 시력 이상(나안시력 0.7 이하 또는 교정시력 기재) 판정을 받은 비율은 ▷초1 30.8% ▷초4 52.6% ▷중1 64.8% ▷고 1 74.8%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급격히 증가했다. 40여 년 전 6% 수준이던 초등학생 시력 이상 비율은 지난해 57%에 육박했다.

1970년대 15% 미만이던 초등학생 근시 유병률은 2020년대 들어 60% 이상으로 급격하게 늘어났다. 유병률이 4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성인 근시 유병률도 꾸준히 상승 중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 결과 40세 이상 성인의 근시 유병률은 2008년 34.9%에서 2020년 53%로 15년 새 약 18%포인트 증가했다. 문제는 방치된 근시가 성인기 실명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유정권 안과학회 기획이사(고려대 안암병원 안과 교수)는 “근시 환자의 망막박리 위험이 일반인보다 약 8배, 고도근시(-6.0D 이상)는 녹내장 위험이 4.6배, 초고도근시(-8.0D 이상)는 백내장 발병률이 5.5배 높다”고 설명했다.

김찬윤 안과학회 이사장(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도 인사말을 통해 “지금 한국 사회의 소아 청소년의 근시율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고 고도근시는 성인 되었을 때 녹내장, 망막 방류, 황반변성 등 실명 위험이 큰 질환이 발생이 증가하는 위험과 직결되고 있다” 며 “근시는 단순한 시력 문제가 아니라 미래의 실명률을 좌우하는 중요한 공중 보건 문제”라고 강조했다.

안과학회에 따르면 근시는 유전적 원인 외에도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과도한 근거리 작업이나 부족한 야외활동 등이 영향을 미친다. 스마트폰 이용 등 불필요한 근거리 작업을 줄이고, 야외 활동을 늘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책을 보는 거리는 30~35㎝, 컴퓨터 화면은 50㎝ 정도가 적당하며 근거리 작업 시간은 최대 45분 이상을 넘지 않도록 시간을 조정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또 하루 2시간 이상의 야외 활동으로 햇빛에 노출되면 도파민이 활성화되면서 근시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 근시 진행을 늦추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정기검진이다. 또 학교생활과 근거리 활동이 많아지는 6세 이후에는 매년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다만, 성인은 자외선 노출로 백내장이나 황반변성 위험이 있으므로, 모자나 자외선 차단 안경 등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안과학회는 40세 이상은 연 1회 이상 안저검사를 받을 것을 권장했다. 김태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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