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 의전실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며 인사하고 있다. (부산=연합)

미국과 중국이 10일부터 상대방을 겨냥한 추가 관세와 희토류 수출 통제 등 무역 보복 조치를 1년간 유예한다. 지난달 30일 부산에서 진행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이행하는 것이다.

미국은 이날 0시 1분(미 동부시간 기준)부터 중국산 제품에 부과해온 이른바 ‘펜타닐 관세’를 기존 20%에서 10%로 낮춘다. 펜타닐 관세는 중국에서 미국으로 합성마약인 펜타닐의 원료가 되는 전구체가 유입된다는 이유로, 미국이 중국에 20%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한 것이다. 지난달 양국은 중국이 미국의 펜타닐 원료 단속에 협조한다는 전제 하에 펜타닐 관세를 10%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율은 평균 57%에서 47%로 10%포인트 내려간다.

중국은 이날 오후 1시1분(현지시간)부터 미국산 닭고기·밀·옥수수·면화에 부과됐던 15%, 수수·대두·돼지고기·쇠고기·수산물 등에 부과된 10%의 추가 관세를 1년 유예한다. 이 관세는 미국의 펜타닐 관세에 상응한 보복 관세였다.

양국은 지난 4월부터 상대국에 100% 넘게 부과했던 초고율 관세 공방 ‘휴전’을 1년 연장하는 방안도 이날부터 정식 도입한다.

앞서 양국은 지난 5월 제네바에서 고위급 회담을 열어, 무역전쟁에서의 일부 휴전안에 합의한 바 있다. 미국은 중국 상품에 부과한 추가 관세 125% 중 91%는 취소하고 24%는 90일간 유예하기로 했다. 양측은 지난 8월 그 유예를 90일 더 연장했고,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에서 이를 1년 추가로 연장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 역시 이미 유예하고 있는 24%의 대미 추가 관세율을 이날부터 1년 추가 유예한다. 또 중국은 지난 8일 발효 예정이었던 희토류 등 수출 통제 조치를 내년 11월 10일까지 유예하기로 했다. 9일(현지시간)에는 반도체와 태양광 패널, 레이저, 배터리, 무기 등에 활용되는 갈륨·게르마늄·안티몬·흑연의 대미 수출 통제를 내년 11월 27일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중국은 미국산 대두 등 농산품 구매를 재개하고 지난 3월 발표했던 미국산 원목 수입 중단도 잠정 해제했다. 대만과의 무기 판매 등을 이유로 미국 군수기업들을 제재했던 조치도 향후 1년간 실행하지 않기로 했다.

도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