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추적 3배 늘린 금감원…권한남용 논란 및 공공성 강화 재점화

금감원 공공성 제고 필요성 화두
무리한 제재에 결론 번복 등 지적
금감원 “작전 세력 조사 등 원인”

금융감독원이 계좌추적 등의 목적으로 금융거래정보를 요구한 건수가 최근 3년 새 3배 증가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민간기구 금감원의 권한남용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예산정국 이후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화두도 재점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계좌추적 등의 목적으로 금융거래정보를 요구한 건수가 최근 3년 새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민간기구 금감원의 권한남용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예산정국 이후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화두도 재점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에서 받은 최근 5년간(2021년~2025년 6월) 금융거래정보 요구 건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만545건에서 2024년 3만2097건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1만5715건에 달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금감원이 법적 견제 없이 계좌추적을 남발한 것은 금융감독의 본질을 벗어난 명백한 권한 남용”이라고 꼬집었다.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김 의원은 “금감원이 민간기구로 돼 있으면서 공적 업무를 하다 보니 사후적 관리를 받지 않고 월권을 해도 제어할 방법이 없다”며 “공공기관 지정을 통해 책임 의무를 져야 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도 “시장친화적인 자율성 강화 혹은 독립성 강화 두 가지 균형이 굉장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금감원)공공성 강화 부분은 방법론상 어떻게 구현해 내느냐를 치열하게 고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연말 예산 정국이 끝난 직후 정치권에서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관련 논의가 다시 불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예산 정국이 끝난 뒤 내년 1월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논의가 다시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공공성을 강화하고 의사결정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과도한 감독 기능 남용을 관리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감독 기능 남용이 무리한 제재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3월 금감원은 IBK기업은행에 대한 부당대출 검사가 아직 진행 중인 상태에서 기업은행의 882억원대 부당대출 사실과 조직적 은폐 정황을 브리핑했다. 금융권 내부통제 문제가 심각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감사원은 이와 관련해 금감원을 ‘비밀 유지 의무’ 위반 혐의로 들여다봤다. 결과가 확정되기도 전에 중간발표를 진행함으로써 기업은행에 부당한 낙인이 찍혔다는 이유에서다.

SK에코플랜트 회계처리 기준 위반 혐의 관련 금감원은 최고 수위 제재인 ‘고의’ 의견과 함께 검찰 고발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금융위에 제출했지만, 지난달 금융위는 ‘중과실’ 처분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 분식회계 혐의 역시 금감원은 ‘고의’ 의견을 냈는데, 같은 해 11월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에서는 최종적으로 ‘중과실’로 제재 수위가 낮아졌다.

최근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시세조종 의혹 관련해서도 법원도 금감원 판단의 적절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당시 재판부는 “금감원에서 시세 조종 주문 해당 여부에 관한 세밀한 조사나 신중한 판단을 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 측은 “계좌추적이 늘어난 것은 작전 세력 조사 등 관련 사건 자체가 늘어나기도 했고, 부원장 직속으로 특별사법경찰이 생기면서 관련 조직이 더 커진 영향이 있다”며 “금감원의 결정 수위가 금융위에서 낮아지는 경우도 원장이 누구냐와 상관없이 종종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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