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대부분 갚았다” 김혜성 父의 해명…“이기적인 셈법” 비판, 왜?

김혜성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김혜성(LA 다저스) 선수의 아버지가 ‘빚투 논란’에 대해 “원금 대부분을 갚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그가 갚았다는 액수가 이자 수준 밖에 안 되는 금액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돈호 변호사는 1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진실을 알리고 싶다는 김혜성 선수 아버지’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이 변호사는 김혜성의 아버지와의 통화 내용 녹음을 공개했다.

통화에서 김혜성의 아버지는 “15년 전 사업 부도로 약 1억2000만원의 빚이 생겼지만, 그동안 9000만원 정도를 줬다”며 “원금 대부분을 상환했는데도 상대가 이자를 이유로 금액을 계속 부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송도의 한 호텔 지하에 클럽 운영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빌렸으나 그 사업이 부도가 나면서 30억원 손실을 봤다”며 “그 뒤로 그 사람한테 10만원, 20만원, 30만원, 50만원, 100만원, 200만원, 300만원을 7~8년 동안 조금씩 갚았다.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준 게 9000만원 가까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혜성의 아버지는 “내 계산으로는 원금 3000만원 정도가 남았는데 그 사람이 이자를 붙여 작년 초 정도에 2억원을 달라고 했다”며 “그러다가 올해 8월쯤에 전화가 와서 5000만원을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1억2000만원에 대해 그 사람은 이자가 8000만원, 1억원이 됐다고 하더라. 하지만 내가 계속 갚아왔으니 원금이 줄었고, 그만큼 이자도 줄어드는 게 맞지 않느냐”라며 답답해 했다.

그는 “갚을 게 3000만원이 있는데 늦게 준 죄로 한 2000만원 더 줘야겠다고 생각해서 (5000만원에 대해) ‘알았다’고 했다”며 “그런데 5000만원을 한 번에 줄 수가 없어서 일시불로 주기 힘드니 세 번에 나눠 주겠다고 했다가 결국 그 사람이 원하는 대로 한 번에 주되 12월 말 전까지 해결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12월 말까지 5000만원을 주기로 했는데 나한테 전화도 없이 갑자기 공항에 뛰어들어 현수막을 걸었다”며 “혜성이 입장에서는 그 사람이 1억5000만원을 달라고 하는 것까지 알고 있었을 것이다. 8년 동안 감정이 좋을 수 없지만, 공항에 와서 그러는 모습을 보는데 어떤 사람이 당황 안 하고 인상 안 쓰겠냐”라고 호소했다.

그는 “혜성이가 프로에 가니까 그때부터 (채권자가) 현수막을 걸며 괴롭히기 시작했다”며 “부도 이후 여섯 번이나 이사를 하며 어렵게 살았다. 혜성이가 프로에 입단하자 계약금 1억3500만원을 전부 ‘아빠 빚 갚는 데 쓰라’며 줬다”고 말했다.

또 “14년 동안 파산 신청을 미루며 도의적으로 빚을 갚아왔다”며 “일부 채권자들의 과도한 요구가 이어져 올해 결국 파산을 신청했다. 더는 가족이 괴롭힘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김혜성의 아버지는 “이 사건은 혜성이가 아닌 나의 문제”라며 “진실을 말해서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혼날 각오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법적으로 이율 약정이 없었다면 상인 간 기준인 연 6% 이자를 넘는 금액은 원금 상환으로 간주할 수 있다”며 “김혜성 아버지의 설명대로라면 원금 대부분이 변제된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김혜성이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그러나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김혜성 아버지가 이자 수준도 안 되는 돈을 주고서는 원금을 갚았다 주장한다고 비판하는 의견이 많다. 실제로 1억2000만원에 6%의 이율을 적용하면 이자로만 매년 720만 원, 15년 간 1억800만원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김혜성의 아버지 주장대로라면 목돈으로 9000만원을 일시에 준 것이 아니라 수년에 걸쳐 수십만~수백만원씩 줬기 때문에 원금을 상환했다고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 누리꾼은 “이자도 안 되는 걸 주고서는 원금을 깐다고? 계산법이 아주 이기적이다”라고 지적했고, 다른 누리꾼은 “아들이 수백억을 벌었는데 남의 생돈 1억2000만원을 십만원씩 갚았다는게 말이 되는소리인가? 아들은 그 사람을 두 번이나 고소해서 벌금 먹이고?”라며 김혜성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앞서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귀국 인터뷰를 하던 김혜성 선수는 현수막을 들고 찾아온 채권자를 가리키며 “저분 가시면 인터뷰 열심히 하겠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채권자는 ‘어떤 X은 LA 다저스 갔고 애비 X은 파산·면책’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었다. 이 남성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현수막을 들고 나타나 야구팬 사이에선 ‘고척 김 선생’으로 불린다. 김 씨는 이 같은 방식으로 김혜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두 차례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김혜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3년 125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1년으로 치면 우리 돈으로 61억원 정도를 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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