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징둥 “주문 60% 늘어 신기록” 강조했지만 총거래액 미공개
알리바바, 판매실적 발표 안 해…전문가 “소비자 구매 의욕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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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3일 인천 연수구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관광버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중국 연중 최대 쇼핑 대목인 광군제(光棍節·11월11일)가 350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대비 실적은 개선됐으나 평년 대비 축제 기간을 늘린 덕에 겨우 방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수 위축 가운데 광군제마저 소비 심리를 크게 자극하지는 못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중국 데이터 분석 업체 신툰(Syntun·星圖數據)의 조사치를 인용해 올해 광군제의 총매출이 1조7000억위안(약 350조원)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매출 1조4400억위안(약 297조원)보다 18% 높다.
광군제는 중국에서는 숫자 11이 두 개라는 의미의 ‘솽스이(雙十一·쌍십일)’로 불린다. 2009년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11월 11일을 ‘연인이 없는 싱글을 위한 날’로 기획해 큰 폭의 할인을 제공하는 행사로 처음 시작했다. 이후 10여년간 중국 최대 쇼핑 대목으로 자리 잡았다. 매출 측면에서도 미국 추수감사절(11월 네 번째 목요일) 직후 블랙프라이데이∼사이버먼데이까지 이른바 ‘사이버 위크’ 할인 기간 매출액을 크게 뛰어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수년 동안 부동산 시장 침체와 그에 따른 내수 부진, 높은 청년 실업률 등의 영향으로 효과는 예전만 못하다. 행사 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연중 다른 할인 행사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는 알리바바와 징둥 등 거대 전자상거래 기업이 10월 초부터 솽스이 할인에 들어갔지만, 분위기는 ‘잠잠한’ 편이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12곳 이상의 중국 내 온라인 스토어를 관리하는 회사인 쿵푸데이터의 조쉬 가드너 대표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브랜드도 있지만 작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하락한 정도”라며 “잠잠하다는 게 이번 솽스이 기간의 분위기와 매출을 설명하는 적합한 단어 같다”고 말했다.
과거 실시간으로 솽스이 매출 정보를 공개하고 행사 종료 후에는 대대적인 미디어 행사를 열었던 중국 거대 전자상거래 기업은 2022년부터 구체적 매출 수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올해는 더 공개를 꺼리는 모습이다.
알리바바의 양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淘寶)와 티몰(天猫·톈마오)은 솽스이 행사가 끝난 12일 현재 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솽스이 직후 총거래액(GMV) 10억위안(약 259억원)을 넘긴 브랜드들과 판매가 급증한 제품군 등을 정리해 소개했다. 올해는 아직 이 내용도 발표하지 않았다.
징둥은 지난달 9일부터 전날까지 솽스이 프로모션 기간 주문량이 전년 동기 대비 60%, 구매 고객 수는 40% 증가해 신기록을 썼다고 밝혔으나 총거래액은 언급하지 않았다.
솽스이 총거래액을 발표한 곳은 전자제품 회사 샤오미 정도다. 샤오미는 올해 솽스이 행사 기간 자사 제품 총거래액이 290억위안(약 5조9700억원)을 넘었다고 밝혔다.
외신과 전문가들은 소비 진작 효과는 제한적이었다고 봤다. 투자은행 에버코어 ISI의 중국 거시경제 분석가인 네오 왕은 징둥이 정부의 소비 보조금을 받는 주요 제품군인 3C(컴퓨터·통신·소비자가전) 판매 선두 주자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정부 보조금이 12월31일 종료되기 전에 소비자들이 구매를 서둘렀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징둥의 솽스이 매출 증가 원인이 해외 부문 성과일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징둥의 해외 사업부문 JD글로벌은 한국,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호주 등 국가에서 거래와 주문이 작년의 배로 증가했다.
AP와 AFP통신도 경제 불안과 길어진 행사 기간에 중국 소비자들이 피곤함을 느꼈고, 큰돈을 쓰지 않으려 한다고 분석했다. ING의 중화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린 송은 “가정의 소비 의욕이 여전히 낮은 편”이라며 연초부터 정부가 가전제품과 자동차 구매 보조금을 지급한 것도 솽스이 할인 효과가 떨어지게 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