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차량에 ‘예비 쌍둥이 아빠’ 사망…“감형받는 현실 너무 부당” 아내의 절규

사진은 기사와 무관. [123RF]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만취한 차량이 인도를 덮치는 사고로 남편을 잃은 쌍둥이 임산부가 감형 없는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국민동의청원 글을 올렸다.

12일 국회 국민동의 청원 게시판에는 ‘음주운전에 대한 감형 없는 처벌법 제정에 관한 청원’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음주 운전 사고로 남편을 잃은 쌍둥이 임신부 A씨다.

A씨 남편은 지난달 7일 음주운전 피해로 사망했다고 했다. 50대 남성인 가해자는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고, 인도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몰고 돌진했다. 길을 걷고 있던 A씨의 남편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당시 운전자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0.2%를 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면허 취소 수치의 두 배 이상이다. 경찰 조사에서 운전자는 “기억이 안 난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남편과 저는 한 번의 유산을 겪고 간절히 기다리던 쌍둥이 아기를 품에 안을 준비를 하던 참이었다”며 “저보다 더 기뻐하고 설레며 행복이 두 배라고 매일 웃던 남편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남편이 아직도 곁에 있는 것만 같은 착각 속에서 허공에 울부짖고 있는 저를 붙잡아주는 건 배 속의 아기들이다”고 했다.

A씨는 “원통하게도 가해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고 변호인을 선임해 감형을 시도하는 것 같다”며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아도 감형받는 현실이 너무나 부당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음주운전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명백히 예견할 수 있는 살인 행위”라며 “더는 음주운전으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는 일이 없도록 인명 피해를 낸 경우 어떤 사유로도 감형이 불가능하도록 법을 강화해 달라”고 했다.

A씨는 “아기들의 얼굴도 못 보고 떠난 남편과 가족의 억울함이 헛되지 않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A씨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서 정하고 있는 ‘위험 운전 등 치사상’ 조항에 감형 사유가 인정되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행법상 음주운전으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사람은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지만 실제 재판에서는 초범이나 자진신고, 합의, 반성문 제출 등으로 인해 감형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A씨는 “초범, 자진신고, 합의, 반성문 제출 등을 감형 사유로 볼 수 없도록 법에 명시해 달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또 형량 하한을 현행 3년에서 최소 8년으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국민동의청원은 30일 안에 5만명의 동의를 얻을 경우 정식 접수돼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로 넘어간다. 다만 A씨가 지적한 감형 부분은 법관의 재량이어서 국회에서는 처벌 강화를 골자로 다른 제도적 대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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