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2.3조 ‘매도폭탄’…코스피 4010선까지 밀려나 [투자360]

뉴욕증시 충격에 투자심리 급냉각
SK하이닉스·삼성전자 동반 급락…조선주는 ‘팩트시트’ 호재에 반등


14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원/달러 환율 등이 표시돼 있다. [신한은행 제공]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간밤 뉴욕증시 급락과 외국인 대규모 매도세가 겹치며 14일 코스피가 4010선까지 밀려났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49.06포인트(3.81%) 하락한 4011.5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20.47포인트(2.23%) 내린 897.90에 장을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가 하락장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이날 2조3666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 압력을 키웠다. 기관 역시 8995억원 순매도로 매도 우위를 보였다. 반면 개인은 3조2327억원을 순매수하며 낙폭을 받아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수급은 개인 매수 대 외국인·기관 매도 구도로 전개됐다. 개인이 3822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196억원, 299억원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 흐름에 힘을 보탰다.

외국인 매도는 종목별로 대형 반도체주와 중공업 업종에 집중됐다. SK하이닉스(1조2578억원)와 삼성전자(5894억원)가 압도적인 순매도 1·2위를 기록했고, 두산에너빌리티(1498억원), HD현대중공업(1209억원), 한화오션(875억원), 삼성전자우(825억원) 등에서도 고른 매도세가 나타났다. 이 밖에도 삼성SDI(633억원), 한국전력(582억원), 삼성중공업(548억원) 등 주요 대형주에서도 동반 매도가 이어졌다.

반면 순매수는 조선·방산·바이오 업종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날 ▷HD한국조선해양(794억원) ▷HD현대마린솔루션(591억원) ▷셀트리온(544억원) ▷한화엔진(502억원) ▷HD현대미포(453억원)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이와 함께 HD현대마린엔진(387억원), 한국카본(245억원), 유한양행(216억원) 등에서도 순매수가 유입됐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에이비엘바이오(713억9905만원)와 에코프로(341억4204만원)가 외국인 순매도 상위를 차지했다. JYP엔터테인먼트(165억7061만원), 에코프로비엠(162억5580만원), 파마리서치(142억7558만원) 등에서도 외국인 매도가 이어졌다.

업종별로는 건강관리기술(+8.31%)이 가장 강하게 상승했고, 인터넷과카탈로그소매(+2.45%), 가정용품(+2.17%), 가정용기기와용품(+1.56%), 담배(+1.42%) 등이 뒤를 이었다.

테마별로는 조선주 강세가 두드러졌다. 조선 테마는 5.21% 상승하며 시장을 주도했고, HJ중공업 등이 상승 흐름을 이끌었다. 탈모 치료(2.26%)와 조선기자재(1.33%) 역시 비교적 견조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탈모 치료 테마에서는 메타랩스가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개별 종목 모멘텀이 두드러지며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한미 관세·안보 협상 결과를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가 공개되자, 조선주들은 급락장 속에서도 오히려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1500억달러 규모의 한미 조선 투자에서 모든 수익이 국내 기업에 귀속된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HD현대중공업은 3.17% 오른 58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HD현대미포(+3.36%), 세진중공업(+10.94%), 대한조선(+4.31%) 등이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이외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체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는 5.45% 내린 9만72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도 8.50% 급락해 56만원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4.44%), 삼성SDI(-5.83%) 등 2차전지 대형주도 부진했다. 네이버(-4.52%)와 카카오(-3.61%) 등 플랫폼주는 물론, KB금융(-3.00%), 신한지주(-1.36%), 현대차(-2.15%), 삼성물산(-2.44%) 등 금융·제조 대형주도 하락 마감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은 총재들의 잇따른 매파 발언과 불확실한 경제지표로 12월 금리인하 확률이 50%대로 떨어진 가운데, 최근 인공지능(AI) 기업들의 실적 과대계상 논란과 일본 키옥시아의 실적 부진이 겹치며 국내 대형 반도체주 차익매물이 쏟아졌다”고 분석했다.

임 연구원은 “환율이 장중 1474원대까지 치솟았으나 정부의 구두개입과 팩트시트 공개로 하락 마감한 만큼 다음 주 발표되는 엔비디아 실적이 향후 변동성을 좌우하는 핵심 이벤트가 될 것”이라 내다봤다.

간밤 뉴욕증시는 3대 지수가 모두 급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97.60포인트(1.65%) 하락한 4만7457.22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113.43포인트(1.66%) 내린 6737.49, 나스닥종합지수는 536.10포인트(2.29%) 떨어진 2만2870.36에 마감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7원 오른 1457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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