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사도 극찬한 APEC 만찬 “우리도 먹고 싶다” [식탐]

“APEC 만찬 ‘건강 설계식’
5가지 색+영양 균형의 美”
호텔업계, 메뉴 구현해 선봬

 

한국 캐나다 정상회담 오찬 [대통령실 제공]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화제를 모은 만찬은 단순히 지역 특색만을 지닌 요리가 아니었다. 메뉴 하나하나가 ‘영양의 균형’까지 세심히 고려했다는 영양사 평가가 나왔다. ‘건강 설계식’에 가깝다는 평이다.

최영은 부산365mc병원 영양사는 “이번 APEC 만찬은 중장년층인 주요 인사들에게 최적인 ‘균형 잡힌 건강식’이었다”라며 “다채로운 색감과 영양소가 조화를 이뤄 ‘보는 즐거움’과 ‘먹는 건강함’을 모두 담아냈다”라고 평가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최고의 식사”라고 극찬한 한국 캐나다 정상회담 오찬의 경우, 경주 소노캄 호텔에서 제공한 식사였다. 식전 메뉴로는 ‘전통 해산물냉채’가 나왔다. 단백질과 미네랄이 풍부하면서지방 함량이 낮은 ‘저열량 건강식’이다. 오징어, 새우, 관자 등의 해산물은 근육의 주요 구성 성분인 필수 아미노산과 피로 해소에 효과적인 타우린이 다량 들어 있다. 비타민 B군과 아연, 셀레늄 등도 풍부하다.

최영은 영양사는 “해산물은 체중 감량 시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을 공급하는 훌륭한 단백질 보충원”이라며 “특히 오징어나 새우, 관자 등은 포만감이 높고 열량이 낮아 체중 관리와 근육 유지에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해산물 냉채는 조리법도 저열량식이다. 최영은 영양사는 “튀김이나 버터 사용을 피하고, 데치거나 찜·구이로 조리하면 지방 섭취를 최소화하면서 영양 손실도 줄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캐나다 영부인 차담회에서 제공된 디저트와 경주 찰보리 가배 [소노인터내셔널 제공]

화려한 색감의 ‘오색전’도 등장했다. ‘치즈 호박죽’과 함께 ‘붉은 광주 한우’, ‘주황빛 경주 단호박’, ‘완도 광어’, ‘초록색 평창 참나물’, ‘전라 묵은지’ 등 국내 다섯 지역의 맛을 담은 오색전이 나왔다.

최 영양사는 “음식의 색은 식재료에 함유된 영양소와 항산화 물질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라며 “식탁의 색이 다채로울수록 그만큼 다양한 항산화 성분을 섭취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메인 요리는 ‘캐나다산 바닷가재와 경주산 안심 스테이크’였다. 바닷가재는 지방이 적고 단백질 비율이 높아 근육 유지형 다이어트에 적합한 식재료다. 한우 안심은 아미노산 균형이 뛰어나 에너지 대사를 돕는다.

디저트로 나온 ‘경주 찰보리 가배(보리커피)’도 눈길을 끌었다. 가배는 커피를 말한다. 고종황제가 즐겨 마신 커피는 대한제국 당시 ‘가배차’ 또는 ‘가비차’로 불렀다.

찰보리 가배는 찰보리를 볶은 뒤, 커피 원두처럼 갈아서 우려낸 차다. 특유의 깊은 향과 단맛이 난다. 커피 맛을 지니면서 카페인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다.

최 영양사는 “보리커피는 커피처럼 체내 수분 손실을 유발하지 않아 수분 보충과 대사 촉진에 도움을 준다”라며 “열량도 낮아 다이어트 음료로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보리의 대표 영양소인 베타글루칸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포만감을 높이는 효과가 있어, 식사 후 음료로 마시면 체중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라고 소개했다.

APEC 정상회의 만찬인 천년한우 갈비찜(왼쪽), 곤달비나물 비빔밥과 순두부탕 [롯데호텔 제공]

맛과 영양을 모두 챙긴 APEC 메뉴들이 극찬을 받자, 해당 음식을 맛보고 싶다는 반응도 쏟아지고 있다. 이에 음식을 제공했던 호텔업계는 만찬 메뉴를 구현해 선보일 계획이다. 소노캄 경주는 한·캐나다 정상 오찬 메뉴를 일반 고객이 즐길 수 있는 형태로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호텔도 화제를 모았던 정상회의 만찬을 재구성해 판매한다. ‘천년한우 갈비찜’과 ‘곤달비나물 비빔밥’, ‘순두부탕’, ‘신라의 미소’ 디저트 등이다. 김송기 롯데호텔앤리조트 조리R&D 실장은 “APEC 정상 만찬은 롯데호텔 소속 셰프들이 7개월간 심혈을 기울여 연구한 메뉴”라며 “역사적인 순간을 고객과 함께 공유하고, 음식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스페셜 코스로 재현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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