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접근성 문제, 24시간 영업 의무 완화 필요
약사회 “특수장소 의약품 취급 고시로 해결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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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8년 서울 광진구의 한 편의점 약품 코너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박연수 기자] 정치권에서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품목을 확대하고 판매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입법이 본격 추진된다. 10년 가까이 법 개정을 염원하던 편의점 업계의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오는 28일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편의점 안전상비약 정책 토론회’를 연다. 토론회에는 강준혁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장, 안혜리 소비자공익네트워크 사무국장, 박춘배 대한약사회 부회장 등이 참석한다.
토론회에서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안전상비약 품목 추가 등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안전상비약 약국 외 판매 제도를 담당하는 정부 당국자가 참여하는 만큼, 이번 토론회를 통해 정책 방향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편의점 안전상비약 제도는 지난 2012년 11월 도입됐다. 약사법 시행령상 최대 20종까지 지정할 수 있지만, 실제로 소비자가 처방 없이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품목은 13종에 그친다. 이 중 타이레놀 80㎎·160㎎ 등 2종이 2022년 생산 중단되면서 현재는 11종만 판매되고 있다. 해열 진통제 3종, 소화제 4종, 감기약 2종, 파스 2종 등이다.
제도 설계 당시 3년마다 판매 품목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하지만 13년 동안 한 차례도 손질되지 않았다. 안전상비약 지정 심의위원회도 약사회의 반대로 인해 2018년 이후 열리지 않고 있다.
편의점 업계와 소비자단체는 판매처와 품목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지사제, 제산제, 화상 연고 등 품목이 대표적이다. 지난 2023년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전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96.8%가 ‘편의점에서 안전상비약을 구입할 수 있어 이전보다 편리하다’고 응답했다. 구입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공휴일, 심야시간 급하게 약이 필요해서’(68.8%)를 꼽았다.
정치권도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현행 약사법은 안전상비약을 판매할 수 있는 편의점을 24시간 연중무휴 점포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농어촌 지역은 심야 운영 편의점이 부족해 주민들이 상비약을 제때 구매하기 어려웠다.
이에 이번 토론회를 주최하는 한지아 의원실은 관련 입법을 준비 중이다. 의원실 관계자는 “토론을 통해 명확한 입법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같은당 소속 이양수 의원이 지난 2월 발의한 약사법 개정안 역시 무약촌 지역을 배려해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지역에만 시·군·구 조례로 완화된 등록 기준을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개정안은 지난 8월 상임위 심사 이후 계류 중이다. 의원실 관계자는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안이라 오랜 시간 소요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안전상비약 제도 개선을 시사한 만큼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품목에 대한 조정이나 판매 중단된 품목 정리가 필요하다”며 “종합적인 계획을 마련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대한약사회 등 약사단체는 ‘특수장소 의약품 취급’ 고시를 통해 무약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고시는 선박, 항공기, 도서벽지 군부대 등 약국 접근성이 낮은 장소 등에서 의약품을 판매 또는 수여할 수 있는 자가 의약품을 지정하는 제도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약사법 개정안은 편의점이 없는 무약촌이 많은 상황을 반영하지 않은 채, 유통 자본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하는 것”이라며 “‘특수장소 의약품 취급’ 고시 개정을 통하면 무약촌도 전문가에 의해 의약품을 지정받을 수 있어, 오히려 편의점보다 나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