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왕따’ 탈출 조건은 트럼프와 리조트 합작

언론인 살해 배후 지목 후 ‘국제 왕따’ 신세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트럼프 2기 집권 후 분위기 전환, 잇달아 회동도
17일 방미 앞두고 트럼프 가족회사와 합작사업 발표
정치, 외교 행보마다 사업 끼워넣는 트럼프, 이해상충 논란 지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사우디 왕세자 모하메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오른쪽)가 지난 5월 13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사우디-미국 투자 포럼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국제 왕따’를 벗어나 미국과의 관계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대가는 트럼프 가족기업과의 리조트 합작사업이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1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족기업과 사우디아라바이의 파트너사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투자를 유치하는 고급 리조트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 발표는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백악관을 방문하기 하루 전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 일가가 운영하는 가족기업 ‘트럼프 오거나이제이션(The Trump Organization)’과 사우디의 부동산 개발기업 다르 글로벌(Dar Global)이 합작으로 몰디브 수도 말레 인근에 고급 리조트를 개발한다는 것이다.

이들이 추진중인 리조트는 80개 빌라 규모의 고급 숙박시설이다. 양사는 이번 사업이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투자를 유치한다는 점에서 기존 사업과 차별화되는 점이라 강조했다. ‘토큰화(tokenisation)’ 방식을 통해 외부 투자자들을 모으겠다는 것이다. 토큰화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특정 자산을 여러 개의 디지털 조각(토큰)으로 분할, 온라인상에서 매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미국과의 관계 복원을 위한 지렛대로 트럼프 일가와의 합작사업 택한 것으로 보인다. 빈 살만 왕세자는 2018년 사우디 반 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의 배후로 지목되며 국제 사회에서 위상이 떨어졌다.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사우디의 인권 문제를 지적하며 사우디를 ‘국제적 왕따’(pariah)로 만들겠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나 트럼프 2기 집권 이후 빈 살만 왕세자의 위상도 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그를 믿고 싶다”며 빈 살만 왕세자를 두둔했고, 그의 중재로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과 만나는 등 걸프 국가들 사이에서 사우디의 외교적 입지를 다시 세워줬다.

백악관은 7년만에 미국을 찾는 빈 살만 왕세자에 대해 국빈급 만찬도 준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이 있기 때문에 빈 살만 왕세자는 ‘실무급’ 인사로 분류된다. 그럼에도 국빈급으로 격을 올려 그를 환대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빈 살만 왕세자를 환대하는 데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브라함 협정에 참여해 이스라엘과의 국교를 수립하고, F-35 전투기를 구매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미국과 방위협정 체결을 바라고 있다.

양국의 정상급 회동을 앞두고, 대통령 가족기업의 사업이 끼어드는 것에 대해 이해상충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 무대마다 가족기업을 앞세워 상대국으로부터 투자를 받아내거나 합작 사업을 벌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는 사우디아라비아 공공투자기금(PIF)으로부터 자신의 투자 펀드 어피니티 파트너스에 20억달러를 조달하는 등 걸프 지역 국부펀드에서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유치했다. 올해 초에는 아부다비의 인공지능(AI) 투자 기관인 MGX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 투자하기 위해, 트럼프 가문이 지분을 보유한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 발행한 20억달러 규모의 스테이블코인을 매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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