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이냐 vs 붐이냐’…AI투자 놓고 엇갈린 시선[디브리핑]

아마존, AI 빚투 대열 합류…150억달러 규모 회사채 발행

“AI 거품보다 경쟁 밀리는 게 더 두려워”

‘투자 구루’ 버핏, 마지막 투자처로 알파벳 선택…AI투자 청신호

AI붐 와중에 AI거품 우려도 가중

손정의 이어 팔란티어 창업자 피터틸도 엔비디아 지분 전량 처분

구글 CEO “AI 거품 일어나면 모든 기업들 피해 못 피해”

AI 거품론과 낙관론을 두고 투자자들이 고민하는 모습. [챗GPT로 구현한 이미지]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인공지능(AI) 거품이냐, 붐 지속이냐’

‘AI 투자’를 놓고 비관론과 낙관론이 엇갈리고 있다. AI 대장주 엔비디아의 주요 투자자들이 지분 매각 ‘도미노 행렬’을 보이면서 AI붐에 대한 경계감이 확산하는 가운데, 빅테크 기업들은 AI 인프라 투자를 목적으로 줄줄이 거액의 채권을 발행하는 등 ‘AI 빚투’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AI에 대한 막대한 투자에 비해 수익성과는 뚜렷하지 않다는 우려에도 기술기업들이 투자를 멈추지 않는 배경에는 AI 인프라 확장에 집중해야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AI 빚투?…거품보다 AI 경쟁 밀리는 게 더 두려워

 

아마존. [로이터]

17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아마존은 미국에서 150억달러(약 22조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오라클, 메타, 알파벳에 이어 아마존도 대규모 회사채 발행을 통한 AI 투자 경쟁에 합류한 것이다.

앞서 오라클은 지난 9월 180억달러를 채권 시장을 통해 조달했다. 메타도 지난달 300억 달러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지난 4월 유럽에서 65억유로의 채권을 발행한 데 이어 이달 초에 다시 총 25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미국과 유럽 시장에 내놨다.

이들 기업은 현금 동원력도 뛰어나지만, 데이터센터 신설과 컴퓨팅 파워 확보에 드는 비용이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보니 빚까지 동원해야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최근 실적 공개 이후 “우리가 과소 투자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확실히 하고 싶다”며 “(데이터센터) 용량을 공격적으로 선행 구축하는 것이 올바른 전략”이라고 말한 바 있다.

‘투자의 구루(스승)’로 꼽히는 워런 버핏(95·사진) 회장이 지난 2018년 5월 미국 네브주 오마하에서 열린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의 ‘카운트다운 투 더 클로징 벨’에서 리즈 클라만과의 인터뷰를 하는 모습. [AP]

AI 고평가 우려에도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 역시 구글 모회사 알파벳 지분을 새로 취득했다. 버크셔는 수년 만에 주요 기술기업에 투자를 단행했다. 올해 은퇴를 앞둔 버핏의 마지막 투자라는 점에서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버핏이 구글 주식을 매입한 것은 좋은 기술주는 AI 거품 논란에도 실적이 투자 매력도가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버핏이 알파벳에 투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17일 알파벳의 주가는 3.11% 급등한 285.6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고치다.

구글 CEO “AI 거품 깨지면 피해 갈 기업 없을 것”

 

페이팔,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파운더스 펀드의 공동 설립자이자 페이스북의 첫 외부 투자자인 피터 틸이 지난 2022년 4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2 컨퍼런스에서 연설하는 모습. [AFP]

 

‘피터 틸’에 대한 더 깊은 이야기를 헤럴딥(HeralDeep) ‘더 비저너리’ 코너에서 만나세요. 아래 링크를 복사해 주소창에 붙여넣으시면 됩니다.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422974

하지만 소프트뱅크에 이어 ‘페이팔 마피아’이자 팔란티어 창업자인 피터 틸이 엔비디아 지분을 전량 매각해 AI거품론이 커지는 양상이다.

틸의 헤지펀드인 틸 매크로(Thiel Macro)는 지난 3분기에 엔비디아 지분 약 9400만달러(약 1374억원)어치를 전량 처분했다. 일본 소프트뱅크그룹도 지난달 엔비디아 지분을 전량을 58억3000만달러(약 8조원)에 매각했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AI 거품이 꺼질 경우 구글은 그 영향을 피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구글은 그런 폭풍을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우리 회사를 포함해 피해를 완전히 비껴갈 수 있는 기업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AI 투자가 대단한 순간이긴 하지만, 현재 AI 붐에는 다소 ‘비이성적인(irational)’ 요소도 섞여 있다”며 “지금 상황에는 AI 산업 투자가 합리적인 부분도 있지만, 동시에 비이성적인 요소도 함께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8년 12월 미국 워싱턴 DC 레이번 하우스 오피스 빌딩에서 열린 하원 법사위원회에서 순다르 피차이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가 증언하고 있다. [AFP]

AI 투자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면서 투자자들은 오는 19일 예정된 엔비디아의 실적발표에 집중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최근 6개 분기에서 매출이 증가했지만 성장률은 점차 낮아졌다는 점에서 이번 실적발표에서 나타날 성장률 둔화 폭이 투자 심리를 좌우할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순다르 피차이’에 대한 더 깊은 이야기를 헤럴딥(HeralDeep) ‘더 비저너리’ 코너에서 만나세요. 아래 링크를 복사해 주소창에 붙여넣으시면 됩니다.

https://biz.heraldcorp.com/article/3488368

 

디브리핑(Debriefing:임무수행 보고): 헤럴드경제 국제부가 ‘핫한’ 글로벌 이슈의 숨은 이야기를 ‘속시원히’ 정리해드립니다. 디브리핑은 독자와 소통을 추구합니다. 궁금한 내용 댓글로 남겨주세요!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