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향우’ 당내서도 경고음…국힘, 계파갈등 확전 우려

지지율 20%대…지방선거 불안감
당내 일각서 장동혁 책임론 거론


지방선거가 약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국민의힘 지지율이 저조한 수준에서 정체되자 재창당 수준의 각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당내에서 분출되기 시작했다. 지도부의 ‘우클릭’ 행보와 계파 갈등 점화 조짐 등이 이 같은 위기감을 더 고조시키고 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재선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충북 제천시·단양군)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의원 전원(107명)이 모여 있는 텔레그램 대화방에 ‘설 전에 당명을 바꾸고 재창당 수준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엄 의원은 “과거와 과감히 단절하고 잘라내고 새롭게 출발하지 않으면 주전자 속 개구리처럼 모두 만세탕이 된다”며 “선거 6개월, 빌드업 타이밍을 놓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대화방에서 이 글에 대한 별다른 반응이 있지는 않았지만 엄 의원은 일부 의원들에게서 동의한다는 말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항소 포기 외압 의혹과 10·15 부동산 대책 등 여권에 불리한 이슈들의 여파가 큰데도 더불어민주당 40% 내외, 국민의힘 20%대 중반의 지지율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장동혁 대표의 우클릭이 지나친 것 아니냐는 책임론이 제기된다. 장 대표는 최근 ‘우리가 황교안’ 발언에 이어 전광훈 목사 등 세력과의 연대 가능성까지 시사한 바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우리가 황교안’ 발언에 대해 즉흥적인 것이 아니라 계획적이었다고 해명하며 비판을 삼가해 달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은 정부·여당 실책에서 기회를 얻어야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지지율 구도가 유지되는 것을 보면 이재명 정권에 ‘야당 복’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 대표 취임 이후 비교적 잠잠했던 당내 계파 갈등이 재연될 조짐이 보인다는 점도 뇌관이다.

한동훈 전 대표 및 친한계와 각을 세워 온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은 지난 12일 한 유튜브 방송에서 시각 장애가 있는 친한계 김예지 의원에 대해 “눈이 불편한 것을 제외하면 기득권”이라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박 대변인이 자신이 발의한 법안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장 대표는 박 대변인에 대해 엄중 경고조치를 취했는데, 박 대변인이 사의를 표명했지만 장 대표가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상원 윤리위원장 사퇴 논란도 계파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임기가 약 2개월 남은 여 위원장은 최근 당 측으로부터 사퇴를 요청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윤리위는 지난 3일 계파 갈등을 조장했다는 이유로 윤리위에 회부된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게 징계 대신 주의 처분을 결정했다. 이후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여 위원장 사퇴 요구가 빗발쳤다. 김해솔·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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