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첫 잠수함 ‘장보고함’ 마지막 항해…34년 대장정 마무리

퇴역 앞두고 마지막 항해, 임무완수 축하행사 가져
지구둘레 15바퀴 넘는 34.2만 마일 항해, 임무완수
환태평양훈련 미 항모 등 30여척함정 한번도 탐지 못해


18일 대한민국해군 최초의 잠수함 장보고함이 마지막 항해를 앞두고 진해 해군기지에 정박해 있다. [해군 제공]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우리 해군의 잠수함 시대를 연 장보고함(SS-, 1200톤급)이 올 연말 퇴역을 앞두고 19일 마지막 항해를 실시했다.

1992년 인수돼 34년간 임무를 실시한 장보고함은 이날 오후 진해군항을 출항해 약 2시간의 마지막 항해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항해에는 장보고함 첫 항해를 맡았던 안병구 초대함장(예비역 준장)과 당시 장보고함 무장관, 주임원사 등 인수 요원 4명이 함께한다.

장보고함이 마지막 항해를 마치고 입항하면 진해군항에 정박한 모든 잠수함이 기적을 울리며 임무 완수를 축하할 계획이다.

해군잠수함사령부(잠수함사)는 장보고함 입항에 맞춰 안전항해와 임무완수를 기념하고 세대를 잇는 잠수함 정신 계승과 ‘1번 잠수함의 유산’을 되새기기 위해 마지막 항해를 축하하는 부대행사를 개최할 방침이다.

장보고함은 1988년 독일 HDW조선소에서 건조를 시작해 1991년 진수했다. 1992년 해군에 인수됐고 이듬해 6월 우리의 첫 번째 잠수함으로 취역했다.

1992년 10월 14일 독일 HDW 조선소에서 장보고함 인수식에서 인수 승조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해군 제공]


해군은 미지의 영역인 대한민국의 수중을 개척할 첫 잠수함의 함명을 통일신라시대 청해진을 설치하고 해양을 개척했던 장보고 대사의 이름을 따서 ‘장보고함’으로 명명했고 함정번호는 SS-061로 부여했다.

장보고함은 1992년부터 2025년까지 지구 둘레 15바퀴가 넘는 약 34.2만 마일(약 63.3만㎞)을 안전하게 항해하며 임무를 완수했다.

장보고함은 1997년 하와이 파견훈련을 통해 1만 마일(약 1.8만㎞) 단독 항해에 성공하며 장거리 잠항과 원해 작전능력을 세계에 입증했다.

특히 2004년 환태평양훈련에선 미국 항공모함을 포함한 함정 30여척을 모의 공격하는 동안 단 한 번도 탐지되지 않는 등 대한민국 해군의 우수한 잠수함 운용 능력을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장보고함은 2023년까지 작전 임무를 수행하다 지난해 훈련함으로 전환돼 잠수함 승조원 교육훈련과 자격 유지 훈련 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해왔다.

이제권 장보고함장은 “장보고함은 잠수함부대의 꿈이자 도전의 상징이었다”며 “앞으로도 잠수함승조원 모두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 장보고함의 개척정신을 이어받아 가장 깊은 곳에서 가장 은밀하게 가장 강력한 무기로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키는 침묵의 수호자로서 주어진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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