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노동시간 단축, 해답은 ‘현장’…노사정 추진단, 혁신 사례 직접 확인

동인광학·트리즈엔 유연근무·격주 4일제 운영 경험 공유
정부 “OECD 수준 실노동시간 달성 위해 현장 의견 반영할 것”
노사·전문가·정부 한자리에…제도 개선·기업 지원 방향 논의


9월 24일 서울 중구 LW컨벤션센터에서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 킥오프 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한국의 실노동시간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낮추기 위한 정부 로드맵 작업이 ‘현장 중심’ 방식으로 본격 궤도에 올랐다.

고용노동부와 노·사·전문가가 참여하는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은 19일 서울 중구 R.ENA 컨벤션에서 제5차 회의를 열고, 올해 여덟 번째로 열린 ‘일터혁신 사례공유 포럼’에 직접 참석해 기업의 실제 변화 사례를 청취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주 태웅로직스 방문에 이어 두 번째 현장행보다. 추진단은 유연근무 도입, 근무체계 개편 등 실노동시간 단축을 선제적으로 추진한 기업의 경험을 듣고, 이를 제도 설계에 반영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이날 포럼에서는 동인광학과 트리즈엔이 각각 유연근무제와 격주 4일제 등 실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조직 운영 개선 사례를 발표했다.

동인광학은 일부 부서에서 연장근로가 누적되자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시범 도입해 전사로 확대했다. 의무근로시간을 없앤 ‘완전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한 뒤 일부 부서의 연장근로가 4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만족도도 높아져, 장기근속 의향 증가(76.5%), 업무 집중도 향상(88.3%) 등의 변화가 확인됐다.

트리즈엔은 전 직원 대상으로 ‘격주 4일제’를 시범 운영 중이다. 2주 평균 근로시간을 36시간으로 낮추되 임금 삭감 없이 운영하며, 서비스 공백 방지를 위해 A·B조 교대 방식으로 설계했다. 더불어 출장·외근 등 이동시간을 노동시간으로 인정하는 간주근로시간제 확대, 보상휴가제 도입 등 근무체계 전반을 재정비해 실노동시간 단축 효과를 높였다.

발표 이후에는 배규식 단장(전 한국노동연구원장) 주재로 노·사 대표 위원들이 토론에 참여해 기업의 현장 애로, 제도 개선 필요사항 등을 집중 논의했다. 전문가와 정부 위원들도 방청석에서 질의·답변을 이어가며 현장 의견을 수렴했다.

이현옥 노동정책실장은 “오늘 간담회는 전문가 컨설팅을 통한 노사 주도의 현장 일터혁신 사례를 바탕으로 노사가 함께 법제도 개선 방향과 기업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추진단은 앞으로도 현장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해 기업의 실노동시간 단축을 지원할 정책 방안 등을 적극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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