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기기 3社 美매출, 이미 작년 연간실적 돌파

3사 3분기 누계치, 작년 年매출 대비 12% 증가
LS일렉 17%·HD현대일렉 10%씩 작년 매출 앞질러
중동 등 수주 부진에도 3분기 미국 수주 성장 계속

울산 동구 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 스마트 공장에서 일부 변압기들이 조립 단계를 거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 제공]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올해 국내 주요 전력기기 업체들의 미국 법인 매출이 나란히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각사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전력기기 3사(HD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효성중공업)가 공시한 미국 소재 판매법인의 3분기 누적 매출은 나란히 지난해 실적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발 데이터수요에 북미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올해까지 이어진 결과다.

3사 美법인 3분기 누계 매출 1조8578억…작년 연간 실적 넘어


매출 규모 순서대로 보면, HD현대일렉트릭의 미국 변압기 판매법인(HD Hyundai Electric America Corporation) 매출은 9789억원(3분기 누계)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매출(8939억)보다 10% 상회했다. LS일렉트릭의 전력 및 자동화 설비 미국 판매 법인(LS ELECTRIC America)의 3분기 현재 매출은 6084억원으로 전년 매출(5041억)의 17% 앞질렀다. 효성중공업의 미국 변압기 판매법인(Hyosung HICO Ltd.) 역시 지난해 매출(2561억원)보다 3분기 누계 매출(2705억원)이 높은 상태다. 해외 법인 영업이익은 별도 공시되지 않았다.

3사 합산으로 보면 3분기 누적 미국 매출은 1조8578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합산(1조6541억원)보다 12% 높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에는 3사 모두 최소 두 자릿수대 미국 매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3사 합산 관세 400억 부담에도 타격 無


효성중공업 미국 테네시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 전경. [효성중공업 제공]


전력기기 업계는 지난 8월부터 적용된 미국 관세 여파로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나왔지만 매출에는 별다른 지장을 받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각사에 따르면 각사가 3분기 부담한 관세 비용은 각각 1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관세 부담은 올해가 피크로 추정된다”며 “신규 수주는 대부분 가격 전가가 완료되어 2026년 이후 관세 부담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세 부과 이후 판매한 제품들의 경우 인상분만큼 가격을 올려서 팔았기 때문에, 수익성에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특히 올해 3분기에는 미국을 제외한 일부 지역에서 수주가 줄었음에도 미국 성장세만큼은 계속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HD현대일렉트릭의 경우 올해 3분기 중동시장 수주가 7800만달러로 전년 대비 47% 줄었지만 미국은 12억달러로 71% 늘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변압기 생산 슬롯을 미국과 유럽으로 할당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전력기기 수요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업체들 역시 미국 현지 투자에 힘을 쏟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미국 테네시주 소재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자에 1억5700달러(약 2300억원)을 투자해 2028년까지 생산능력을 50%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미국 앨라배마 공장 1차 증설을 마무리하고, 내년까지 2차 증설에 나선다. LS일렉트릭은 배전기기를 중심으로 투자해 텍사스주 베스트럽 캠퍼스에 4만6000㎡ 부지의 생산 기지를 확보했다.

한편 전력기기 3사는 올해 3분기 일제히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3분기에 전년 대비 50% 늘어난 2471억원의 영업이익을, LS일렉트릭은 52% 증가한 1008억원을 효성중공업은 99% 늘어난 195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합산 수주 잔고는 약 12조 수준인 85억300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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