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소리에 배 기울어” 267명 탄 여객선 좌초…아찔했던 상황 보니

19일 오후 8시 17분께 전남 신안군 장산도 남방 족도에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좌초돼 해경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목포해경 제공.연합]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전남 신안 해상에서 승객과 승무원 267명을 태운 대형 여객선이 좌초해 해경이 구조에 나섰다.

19일 목포해경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17분께 전남 신안군 장산면 장산도 인근 해상에서 2만6546t급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좌초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퀸제누비아2호는 승객 246명과 승무원 21명을 태우고 제주를 출발해 목포로 향하던 중이었다. 여객선은 장산도 인근 무인도인 족도 위에 올라선 것으로 전해졌다.

좌초 당시 충격으로 현재까지 5명이 경상을 입었으며 해상 추락 등 다른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양경찰청은 “여객선이 섬에 얹힌 상태로 정지해 있으며,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여객선 앞머리 쪽에는 파공이 발견됐으나 현재까지 침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해경은 경비정을 비롯해 함정 2대와 연안구조정 1대를 현장에 급파해 승객 안전 확보에 나섰으며, 승객들을 목포해경 전용부두로 단계적으로 이송하고 있다.

9일 오후 8시 17분께 전남 신안군 장산도 남방 족도에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좌초됐다. 사진은 좌초 당시 충격으로 매대가 넘어진 여객선 내부 매점의 모습. 2025.11.19 [연합]

사고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승객들이 올린 현장 사진과 당시 상황이 담긴 글이 잇따라 공유됐다.

한 승객은 오후 8시 50분쯤 “쾅 하는 소리가 나고 배가 기울었다가 어딘가 외딴섬에 기대고 멈춘 것 같다”며 “죽을 것 같은 공포 속에 급히 구명조끼를 챙겨 착용하고 상층으로 올라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어린이와 노약자부터 순차적으로 이동한다는 안내가 나왔다”며 “모든 승객이 구명조끼를 착용하라는 방송이 있었고, 한 할머니가 쓰러져 실려 갔다”고 덧붙였다. 공개된 사진에는 충격 여파로 여객선 매점 내부 진열품이 바닥으로 쏟아진 모습이 담겼다.

또 다른 승객은 “좌초로 인해 운항이 중단됐고 침수는 발생하지 않았다는 안내가 있었다”며 “다친 사람은 안내실로 이동하라는 방송이 나왔다”고 상황을 전했다.

항공 열화상카메라로 본 사고 현장의 모습. 2025.11.19 [목포해경 제공. 연합]

소방당국은 승객이 육지에 도착하는 즉시 부상자들을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할 계획이다. 해경은 전원 구조가 완료되는 대로 선체 파공 및 침수 여부를 확인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사고 소식을 듣고 “인명 피해가 없도록 신속히 사고 수습에 나서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구조 현황을 실시간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현장지휘체계를 즉시 가동하고, 사고 해역에 기상·해상 상태를 면밀히 점검해 2차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라”며 “모든 관계기관은 단 한명의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끝까지 총력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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