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30억 있으면, 30억 번다고?…‘무주택 4인 가구도 탈락’한 로또 아파트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 투시도. [삼성물산 건설부문]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당첨만 되면 30억원 가량 시세 차익이 예상되는 서울 서초구 ‘반포래미안트리니원’ 아파트 청약에서 최소 5인 이상의 무주택 가구만이 당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아파트는 대출이 2억원으로 제한되는데다 계약금은 대출이 어려운 만큼, 계약금을 포함해 최소 25억원 이상을 갖고 있어야 실입주가 가능해 현금 부자들만의 잔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반포래미안트리니원의 최고 당첨가점은 82점, 최저 점수는 70점이다.

특히 이번 청약에서는 최소 5인 이상 가구만 당첨이 이뤄졌다. 4인 가구가 받을 수 있는 청약 가점 만점은 69점이다.

청약 가점은 ▶무주택 기간(15년 이상 32점 만점) ▶부양가족 수(본인 제외 6명 이상 35점 만점) ▶통장 가입 기간(15년 이상 17점 만점)으로 산정된다.

최고 점수인 82점은 전용 84㎡A 타입에서 등장했다. 82점은 무적통장으로 불리는 청약 만점통장 보다 2점 적은 점수로, 무주택 기간이나 청약통장 소유 기간에서 일부 점수가 모자란 경우다.

총 6가구 모집에 2744명이 접수해 무려 457.3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최저 가점인 70점은 전용 59㎡D타입에서 나왔다.

총 34가구 모집에 4871명이 접수해 경쟁률은 143.26대 1을 기록했다.

주택형별 평균 당첨 가점은 ▶전용 84㎡A(78.4점) ▶84㎡C(78점) ▶84㎡B(75.8점) ▶59㎡B(74.04점) ▶59㎡A(74.02점) ▶59㎡C(72.17점) ▶59㎡D(71.79점) 등의 순으로 높았다.

반포래미안트리니원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3주구 재건축을 통해 조성된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높이 2091가구 규모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단지로 전용 59㎡의 공급가는 18억4900만~21억3100만원, 전용 84㎡는 26억3700만~27억49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에 인근 단지의 최근 실거래가와 비교해 3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로또 청약’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더욱이 10·15 부동산 대책에 따라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사실상 ‘현금 부자’들만 청약이 가능한 단지임에도 지난 12일 1순위 청약을 접수한 230가구 모집에 총 5만4631명이 몰렸다.

예컨데, 이 단지 전용 84㎡를 분양받아 실입주하려면 현금 25억원 이상이 필요하다.

정부는 10월15일 이후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낸 곳의 분양가가 25억원을 초과하면 잔금대출의 한도를 2억원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여기에다 초기 계약금을 분양가의 20%로 가정하면, 전용 59㎡는 약 4억원, 전용 84㎡는 약 5억4000만원을 계약금으로 낼 수 있어야 한다. 계약금은 대출이 불가한 만큼, 계약일인 12월1~4일에 당장 현금 4~5억원을 계약금으로 낼 수 있어야 하는 셈이다.

더욱이 11월11일 1순위 청약에 이어 11월19일 당첨자 발표, 계약은 12월1~4일 이뤄지는 만큼 당장 계약금으로 낼 현금 4~5억원을 갖고 있어야 청약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입주는 2026년 8월 예정이다.

한편, 올해 수도권에서는 청약 가점 만점 통장이 한번 등장했다. 올 9월 청약을 받은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르엘’ 전용 74㎡에서다. 당시에도 최저 당첨가점은 70점이었으며 4인 가구의 만점 통장은 모두 탈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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