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新중동 구상 ‘샤인 이니셔티브’ 제안

이집트 방문 이틀째…카이로大 연설
안정·조화·혁신·네트워크 등 협력
“CEPA등 양국간 평화·번영 강화를”


이재명 대통령이 이집트를 공식 방문해 “중동과 대한민국이 함께할 비전으로 ‘샤인(SHINE) 이니셔티브’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8면

이 대통령은 이집트 방문 이틀째인 20일(현지시간) 카이로대학에서 이재명 정부의 향후 중동 구상을 담은 연설문을 발표하며 “평화, 번영, 문화 세 가지 영역에 걸친 ‘샤인 이니셔티브’를 토대로 중동과 한반도가 상생하는 미래를 열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선언한 ‘SHINE’ 뜻에 대해 이 대통령은 “S는 안정(Stability), H는 조화(Harmony), I는 혁신(Innovation), N은 네트워크(Network), E는 교육(Education)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먼저 “‘안정(S)’과 ‘조화(H)’에 기반한 한반도와 중동의 평화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면서 우리 정부가 레바논에 파병한 동명부대를 소개한 뒤, “(양 정상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의 건설적인 해결에 뜻을 모았고, 분쟁지역의 식량난을 해결할 인도적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재명 정부는 남북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가고자 한다”면서 “남북 간 교류·협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북미 사이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관계 정상화 노력을 지원하며, 단계적이고 실용적인 방식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압델 파타 알시시 대통령도 이런 구상에 확고한 지지를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계속해서 “함께하는 ‘혁신(I)’으로 공동번영의 미래를 도약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이집트의 ‘비전 2030’처럼 각국의 경제발전을 이끌 맞춤형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집트 ‘비전2030’은 2030년까지 경제·국가경쟁력·국민행복·인적자원 개발 분야에서 세계 30위권 국가로 도약시키기 위한 이집트의 장기 국가발전전략이다.

이 대통령은 “(기존에 이뤄져 온) 에너지 건설 분야에서의 협력을 공고히 하는 한편 인공지능(AI)·수소 등 혁신 분야로 협력의 지평을 확대할 것”이라면서 “한-이집트 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등 자유무역의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는 노력도 멈추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양국이 함께 ‘네트워크(N)’와 ‘교육(E)으로 협력의 외연을 확장해 나갈 의지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서로의 문화를 함께 배우며 성장하는 일만큼 양국의 우호 관계를 단단하게 만들 동력은 없다”면서 “더 많은 이집트 학생이 한국으로 유학 올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넓힐 것이다. 한국에서도 중동 전문가를 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화 교류의 지평은 더 넓어질 것”이라며 “최근 개관한 이집트 대박물관과 대한민국 국립중앙박물관도 다양한 협력을 이어갔으면 한다”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은 “사실 ‘샤인 이니셔티브’의 핵심은 단순하다.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여러분의 꿈이 두 나라의 미래라는 것”이라면서 “한강의 기적과 나일강의 기적, 두 가지 기적을 하나로 잇고 세계를 향해 함께 도약할 미래의 주인공이 바로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과 중동 앞에 펼쳐질 더 빛나고 찬란한 여정의 출발점이 될 수 있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연설이 이뤄진 카이로 대학 강당 3000여석은 청중으로 전부 채워졌다. 특히 이 대통령이 연설을 마치고 통로로 나서 퇴장하자 청중들은 기립박수를 치며 손을 흔들며 환대했다.

카이로=서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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