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적 서사·사이다 액션 다시 가동
3시즌째 ‘K-다크히어로’ 정체성 확고
“탄탄한 세계관, 시즌10까지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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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탄한 세계관으로 인기 드라마에 오른 ‘모범택시’가 21일 ‘시즌 3’로 돌아온다. 한국형 시즌제 드라마의 롱런 가능성이 엿보이는 만큼 ‘모범택시3’에 대한 기대가 크다. 사진은 ‘모범택시3’ 스틸컷 [SBS 제공] |
“‘모범택시’는 시즌 10까지도 갈 수 있는 훌륭한 IP(지식재산권)라고 생각합니다.”
21일 첫 방송을 앞둔 SBS ‘모범택시3’의 강보승 PD는 최근 진행된 제작발표회 자리에서 ‘IP 확장’에 대한 고민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독특한 설정과 탄탄한 세계관, 그리고 풍부한 소재에 대한 신뢰이자 자신감이다.
지난 2021년 첫 운행을 시작한 모범택시가 돌아온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모범택시’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복수 대행극이다. 택시기사 ‘김도기’ 역의 이제훈을 비롯해 김의성, 표예진, 장혁진, 배유람 등 원년 멤버도 시즌2(2023)에 이어 시즌3에 전원 복귀했다.
강 PD는 “세계관이 탄탄하기에 중간 유입 역시 쉽지 않을까 한다”면서 “게다가 피해자를 정의로운 무지개운수 식구들이 나서서 해결해준다는 직선적인 이야기이기에 (시청자들이) 어렵지 않게 받아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피해자의 의뢰→‘부캐’ 잠입→복수’라는 명료한 이야기 구조, 여기에 액션과 사이다 복수가 더해진 ‘모범택시’는 ‘K-다크히어로’ 장르를 자리매김시킨 한국형 드라마의 대표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제훈은 “시즌1을 시작할 때 계속 (시즌이) 이어질 것이라고 감히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많은 사랑을 받아서 시즌2에서 시즌3까지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모두 시청자의 응원 덕분”이라고 밝혔다.
모범택시 시즌3의 제작과 방영이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중심으로 시즌제 드라마 제작이 점차 활기를 띠고는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시즌3까지 이어진 드라마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OCN 시리즈를 제외하면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과 SBS ‘낭만닥터 김사부’, 그리고 ‘모범택시’ 등 시즌을 3개 이상 이어간 장기 시리즈는 손에 꼽을 정도. 그만큼 ‘후속 시즌’이 첫 시즌 이상의 성공을 거두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같은 맥락으로 국내에서 제작된 드라마 중 시즌2가 전작을 뛰어넘는 성적을 낸 경우 역시 찾아보기 힘들다. 넷플릭스 ‘D.P.’의 경우 시즌1은 군대 내 탈영병 추적이라는 강렬한 주제로 글로벌 화제성을 거머쥐었지만 두 번째 시즌은 제작, 배급일정 문제 등이 겹치며 시즌제의 동력을 잃었다. ‘스위트홈’ 역시 시즌1이 수준 높은 시각효과와 남다른 세계관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시즌2에 대한 서사구조와 캐릭터 몰입 부족에 대한 지적의 목소리가 높았다.
성공적인 시즌제 드라마 중 하나로 평가받는 tvN의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시즌2에서도 안정적인 인물관계와 서사로 호평을 받았으나 제작진의 판단으로 시즌3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OTT 중심의 시즌제 시청 패턴의 보편화와 세계관 및 서사의 확장성, 여기에 IP 활용성 제고까지 시즌제 드라마가 가진 수많은 장점에도 ‘한국형 시즌제 드라마’가 장기 시리즈로 이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제작 초기 단계에서 세 시즌 이상을 미리 기획하는 경우가 많은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작품의 흥행 여부에 따라 후속 시즌 제작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시즌에 맞춰 제작진, 배우들의 일정을 조율하는 것이 쉽지 않다. 여기에 시즌을 이어갈 수 있는 탄탄한 설정과 세계관은 필수. 야심 차게 시즌제를 선언한 드라마들이 시즌2를 제대로 넘기지 못하고 중도하차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연출한 신원호 PD는 시즌2 종영 당시 “시즌제에서 오는 한계와 고단함 등 단점도 있지만 미처 생각지도 못한 것도 많더라”라면서 “배우들에게도 시즌3으로 묶어놓지 않겠다고 했다.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배우뿐만 아니라 감독들의 일정도 얽혀 있는 문제이다 보니 시즌을 계획하고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무엇보다 (시즌을) 계속 갈 수 있는 이야기를 개발하고 찾아내는 것이 시즌제 드라마 성공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켰던 ‘오징어 게임’은 올여름 시즌3을 끝으로 4년간 여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2016년 첫 방송한 ‘낭만닥터 김사부’는 지난 2023년 시즌3 이후 여전히 다음 시즌 제작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태다.
반면 ‘모범택시’의 시리즈 확장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시즌10’을 언급한 연출자의 말처럼 추가 시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모범택시’는 시즌3이라는 마의 벽을 넘고 ‘장기 흥행 시리즈’라는 한국 드라마의 역사를 다시 쓸 수 있을까. 강 PD는 “(드라마의) 세계관이 탄탄한 만큼 (시청자의) 중간 유입이 쉬울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피해자를 대신해 무지개운수 식구들이 나서서 복수해 준다는 직선적 이야기이기에 (전 시즌을 보지 않더라도) 어렵지 않게 받아들여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BS 관계자는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배우들이 계속 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고, 회사 역시 그렇게 시즌제로 이어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면서 “성공 IP를 시즌제, 시리즈물로 확장해 장기적인 브랜드로 안착시키는 것이 SBS 드라마가 갖는 강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손미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