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양국 대표단 제네바 협의 매우 생산적…의미있는 진전”
논란됐던 28개 조항 조정 시사…우크라 “미국, 우리 목소리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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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코 루비오(오른쪽) 미 국무부 장관과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이 2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평화 구상안 조율 작업을 위해 회담을 하고 있다. [AP]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23일(현지시간) 제네바에서 만나 러시아와의 4년 가까운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새로운 ‘평화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고 공동 성명을 통해 밝혔다.
미 국무부는 이날 발표한 ‘미-우크라 회동 공동 성명’에서 “미국과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제네바에서 미국 측 평화 제안 협의를 위해 회동했다”며 “이번 논의를 바탕으로 양측은 업데이트되고 더욱 정교화된 평화 프레임워크를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동에는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이 참석해 평화 구상안 조율 작업을 진행했다. 양국은 성명에서 “회담은 건설적이고 집중적이며 상호 존중의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며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달성하려는 양측의 공동 의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협의가 매우 생산적이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양측 입장을 조율하고 향후 조치에 대한 명확한 방향을 마련하는 데 있어 의미 있는 진전이었다”고 평가했다. 양측은 특히 “향후 어떠한 합의도 우크라이나의 완전한 주권을 보장하고 지속 가능하고 공정한 평화를 확립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공동 성명에는 우크라이나 측이 “전쟁과 인명 피해를 끝내기 위한 미국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이고 확고한 헌신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앞으로 며칠간 평화 프레임워크 세부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며, 유럽 주요 파트너들과도 긴밀히 소통할 방침이다. 평화 프레임워크의 최종 결정은 미국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직접 내리게 된다.
공동성명 발표에 앞서 미·우크라 대표단 고위 인사들은 협상 직후 각각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루비오 국무장관은 제네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엄청난 진전을 달성했다”며 “오늘 우리가 이곳에 온 목적은 26개 혹은 28개 항으로 구성된 문서에서 아직 해결되지 않은 쟁점을 좁히는 것이었고, 그 목표를 상당한 수준으로 달성했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우크라이나에 나토(NATO)와 유사한 수준의 집단방위 보장을 제공할 가능성에 대해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는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안전하다고 느끼고, 다시는 침공이나 공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부분뿐 아니라 다른 사안에서도 큰 진전을 이뤘지만, 구체적인 세부 내용은 오늘 밝히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 역시 루비오 장관과 함께한 중간 브리핑에서 “미국 대표단과의 첫 회의부터 매우 생산적이었다”며 “우리는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향해 분명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많은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미국 대표단과의 대화가 지속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팀이 우리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는 신호가 있다는 점”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평화안 초안에는 우크라이나가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 전체를 러시아에 양보하고, 우크라이나군 규모를 60만 명으로 축소하는 방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은 금지하되, 나토와 유사하게 미국과 유럽이 ‘집단방위’ 방식으로 우크라이나를 보호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내용도 들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초안은 러시아 측 입장이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이유로 우크라이나와 유럽에서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미국 내에서도 우려가 제기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해당 초안이 “최종 제안은 아니다”라며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이번 제네바 협상에서 우크라이나 입장이 얼마나 반영됐는지, 최종 프레임워크가 어떤 형태로 완성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