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사업장도 따라 할 ‘체감형 안전혁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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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챗GPT를 활용해 제작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사소한 의견이라도 100% 개선!”, “위험성평가 기간 매일 1시간 생산중단!”
자동차부품 제조사 아진산업 대표가 전사에 내린 이 특별지시는 올해 위험성평가 우수사례로 선정된 기업들 가운데서도 현장에서의 체감형 안전혁신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꼽혔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25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2025년 위험성평가 우수사례 발표대회’를 열어 본선에 오른 16개 기업을 선정·시상하고, 실제 현장에서 적용한 안전관리 개선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올해 대회에는 제조·기타 415개소, 건설 259개소 등 총 674개 사업장이 참여해 지역대회와 예비심사를 거쳐 16개 기업이 본선 무대에 올랐다. 심사는 현장 안전관리자와 노동자 등 실무자가 직접 참여해 실효성과 중소기업 적용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올해 발표된 사례들 가운데서는 현장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구체적 개선책이 다수 등장했다.
태일씨앤티는 작업 전 위험성평가 결과를 ‘그림’으로 설명하는 방식을 도입해 외국인 근로자도 작업방법과 안전수칙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도록 했고, 이는 무계획 임의작업을 줄이는 데 큰 효과를 낸 것으로 평가됐다.
아진산업은 대표이사가 직접 위험성평가 전 과정을 챙기며 ‘위험 제안부서는 개선업무 제외’, ‘근로자 면담·설문조사 의무화’ 등 참여를 유도하는 강도 높은 지시사항을 실천했고, AI 카메라 기반 위험 감지 시스템을 도입해 현장의 안전조치 속도도 높였다.
오비맥주 광주공장은 스마트 툴과 QR 기반 경보 시스템을 통해 위험성평가 결과에 대한 근로자 접근성을 높였으며, 한솔로지스틱스는 경영진과 근로자가 함께 위험을 발굴하는 ‘양방향 리뷰세션’을 운영해 개선 실행력을 높였다.
중소·영세 사업장의 실천사례도 눈에 띄었다.
김포의 건설하이콘은 예산사용 기준을 새로 마련하고, 긴급·비정형 작업은 ‘주요 위험요인 위주 체크리스트’ 방식으로 간소화해 과도한 절차 부담을 줄였다.
하수·분뇨처리 사업장 리뉴어스는 QR코드 기반 ‘안전 START’ 시스템을 구축해 경력 3년 미만 근로자가 현장에서 즉시 작업절차와 위험요인을 확인하도록 했고, 제이비엘로지스틱스는 안전문고·설문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근로자가 위험성평가에 참여하는 구조를 설계했다.
두원이엔지는 위험예지 경진대회·안전동영상 공모 등 안전문화 활동을 통해 자발적인 위험 발굴을 이끌어내는 데 주력했다.
건설 분야 사례에서도 상시평가, 다국적 근로자 번역, 설계단계 예방 등 현장 중심 개선책이 두드러졌다.
반도건설은 AI 자동번역 시스템을 활용해 다국적 인력이 위험성평가 내용을 실시간으로 이해하도록 했고, 우미건설은 정기평가 중심의 방식에서 벗어나 ‘매일 실천하는 상시평가’ 체계를 구축했다.
대림의 김해대동 물류센터 신축 현장은 화재·붕괴·추락 등 대형사고 유형을 설계 단계부터 분석해 불연재 사용, 장비 충돌 방지 등 구조적 안전조치를 선제 적용했다.
진양종합개발은 위험성평가를 ‘계획-실행-조치-개선-유지’로 이어지는 순환체계로 만들었고, 태일씨앤티는 안전작업 계획을 그림으로 제시해 외국인 근로자의 이해도를 높였다.
이날 대회에선 안전관리 애로사항을 논의하는 차담회도 열렸다.
이민재 노동부 산업안전보건정책실장은 “위험성평가는 단지 위험을 찾아내는 절차가 아니라 노동자의 생명과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지켜내는 사회적 약속”이라며 “정부는 ‘출근한 모습 그대로 퇴근하는 삶’을 위해 위험성평가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제도 개선과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대상·최우수상 수상기업에는 노동부 장관상과 상금(각 300만·200만원)이 수여됐다. 수상기업은 동종업계 위험성평가 교육의 강사로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되며, 대회에서 소개된 16개 사례는 사례집으로 제작돼 전국 사업장에 배포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