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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제3세션이 열린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나스렉 엑스포센터에 입장하고 있다. [공동취재 제공] |
[헤럴드경제=서영상(앙카라)·문혜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계기 중동·아프리카 4개국 순방 공식 일정의 마무리 수순에 들어섰다.
이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UAE)와 이집트,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어 튀르키예 순방을 마치고 25일 귀국 예정이다.
지난 6월 취임 이후 6개월 동안 다섯 차례의 다자외교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셈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로 발생한 ‘정상외교 공백’을 메꾸고, 집권 2년차 외교 전략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사실상 한달에 한 번 꼴로 다자외교무대에 섰다. 비상계엄과 탄핵, 100일만의 대선 이후 인수위원회도 없이 새 정부가 출범한 상태에서 이 대통령은 취임 후 12일 만에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해 ‘민주 대한민국’의 복귀를 알렸다.
대통령실은 당시 이 대통령의 첫 G7 정상회의 참석을 두고 “계엄으로 멈춰 섰던 정상외교를 복원하는 한편 이재명 정부 ‘국익중심 실용외교’의 첫발을 떼는 의미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후 9월 중순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유엔총회에서 이 대통령은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의장국을 맡아 직접 회의를 주재하기도 했다. 이는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안보리 회의를 주재한 사례였다. 10월 말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해 아세안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CSP) 비전을 제시하는 등 동남아 국가들과의 외교관계도 정상화했다.
특히 지난달 말부터 이달 1일까지 경상북도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미국·중국·일본과의 연쇄 정상회담 등 주요국과 대화를 무사히 마무리하고 21개 회원 정상과 함께 ‘경주선언’과 인공지능(AI), 인구구조 선언을 발표하는 등 국제사회 리더로서의 면모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전세계 관심이 집중된 미중 정상회담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에서 개최되면서 국제사회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달라진 한국을 다시 한 번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이번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는 사실상 이 대통령의 취임 첫 해를 마무리하는 다자외교무대가 됐다. 이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당시 제안한 ‘모두를 위한 AI, AI 이니셔티브’ 구상을 G20 회원국들에 소개하며 첨단기술이 포용적 기회 창출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4개국 순방을 통해 ‘글로벌 사우스’(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 통칭)로 무역 다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미중갈등으로 국제 무역 변동성이 커진 환경 속에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한국의 강점으로 꼽히는 방위산업·원전·문화콘텐츠·건설업 등으로 각 국가에 맞춤형 전략을 제시하고, 교역을 확대해나간다는 구상이었다.
첫번째 방문국인 아랍에미리트(UAE)에선 방산 협력에 초점을 맞췄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을 만나 양국이 무기체계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생산하기로 뜻을 모았다. 대통령실은 150억 달러 이상의 잠재적 경제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의 24일 정상회담에서는 원전 협력이 핵심 협력 의제로 떠올랐다. 이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문에서 “원전 분야에서는 튀르키예의 시노프 원전 사업 추진에 있어 양국 정부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한국의 우수한 원전기술과 안전 운영 역량이 튀르키예의 원전 개발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튀르키예는 북부 시노프 지역을 후보지로 하는 원자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한국이 협상국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전력과 튀르키예 원자력공사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공동 실무단(워킹그룹)을 구성해 원전 기술·부지 평가·규제 인허가·사업모델 전반에 관해 협력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집트에서는 대(對)중동 구상인 ‘샤인(SHINE) 이니셔티브’를 발표하며, 그중에서도 문화 기반의 인적교류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인프라 건설 협력도 활발히 논의됐다. 압델 타파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으로부터 한국이 가자지구 재건 및 카이로 공항 확장 등 대형 건설사업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로부터는 한국과 일본, 인도가 함께하는 조선 분야 협력체 구축을 제안받았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24일 전용기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외교관계를 확대하는 데 있어서 일반 무역 투자도 있지만 문화 및 인적 교류, 원자력도 있으며 방위산업 분야도 현실적으로 매우 유효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