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 “미중정상, 내년 4차례 회담 가능성…美 대만입장 불변”

셔틀회담·G20·APEC등 기회열려
“미중관계, 4번 만나면 안정성 부여”
中매체 “중일갈등에 미중소통 더 중요”
베선트 “美대두, 中 8750만t 구매”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5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추수감사절 칠면조 중 하나인 고블을 사면하고 있다. [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년 최대 4차례 대면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G20·APEC에서 만남 가질 것…양국에 큰 안정성 부여”=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25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베이징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라며 “시 주석도 미국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신이 내년 4월 중국을 국빈 방문하고, 이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연중에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답방할 예정이라고 밝힌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언급을 재확인한 것이다.

베선트 장관은 이와 함께 시 주석은 미국에서 개최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서 개최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각각 참석해 미중 정상의 만남이 내년 한해 최소 4차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전날 통화한 이후 트루스 소셜에서 “시 주석은 내게 (내년) 4월 베이징 방문을 초청했고, 난 이를 수락했다”며 “(시 주석은) 내년 중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나의 손님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전날 통화에 대해 WSJ는 중국 측이 먼저 전화를 걸었다고 보도했으나,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은 미국이 요청해서 이뤄진 통화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베선트 장관은 “그(시 주석)는 도랄(플로리다주)에서 열리는 G20 참석을 위해서도 미국에 오게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그래서 1년 동안 이런 네 차례의 회담이 있다면, 그것은 양국 관계에 큰 안정성을 부여하게 될 것”이라며 “안정성은 미국 국민에게도 좋고, 세계 경제에도 좋다”고 강조했다.

베선트 장관은 다만 “우리(미국과 중국)는 항상 경쟁자가 될 것”이라며 “그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미중이 각자 필요에 의해 ‘전략적 협력’을 하더라도 근본적으로 전략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구도라는 인식으로 해석된다.

중국 관영 영자매체 글로벌 타임스는 26일 사설을 통해 “일본 내 일부에서는 미국의 지지가 있으니 중국을 향해 무모하게 행동해도 된다고 잘못 판단하거나, ‘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을 추진하면 미국의 환심을 살 수 있다고 오판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과 미국 정상 간의 소통은 더욱 중요성이 부각된다”고 강조했다.

▶대만 문제에는 말 아껴…中 ‘하나의 중국’ 고수=미국은 최근 격화되는 중일 갈등에 대해 말을 아끼는 모양새다. 지난 7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국제적으로 이목이 집중되는 ‘중국-대만 관계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베선트 장관은 “미국의 대만에 대한 입장은 변함이 없다”로 설명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원칙적인 입장을 명확히 밝히며, 대만의 중국 귀환이 전후 국제 질서의 중요한 구성 요소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중국과 미국은 파시즘과 군국주의에 맞서 함께 싸웠으며, 이제 제2차 세계대전 승전의 성과를 수호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청·일전쟁 이후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았던 대만이 중국에 귀속되는 것이 ‘전후질서’의 완성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하나의 중국’ 원칙이 중국의 일방적 주장이 아니라 국제법적 근거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나온 중국 측의 논리다.

중국은 일본과 동맹인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계속 고수하도록 하는 데 전략적 가치를 두고 있다. 대만에 대해 필요할 경우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본토와 ‘통일’해야 할 영토이자 ‘핵심 이익’으로 본다. 특히 현재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이 갖고 있는 대만에 대한 생각을 움직일 수 있는 전략적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WSJ은 베이징에 가까운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것인지에 대해 명시적으로 밝히는 것을 그동안 피해 왔다. 대만과 단교 후 미국의 대만 정책인 이른바 ‘전략적 모호성’을 견지하고 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공세가 크게 강화되자 중국의 대만 침공시 미군을 투입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내놓은 바 있다. 트럼프는 공개적인 개입 약속이 자신의 협상력을 약화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시 주석이 자신의 임기 동안 침공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는 주장으로, 개입 여부에 대한 답변을 피해가고 있다. 다만, 중국은 그러한 약속을 인정한 적은 없다.

한편 베선트 장관은 지난달 30일 부산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중국의 미국산 대두 구입과 관련해선 “향후 3년 반 동안 중국이 최소 8750만t을 구매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그들은 그 일정에 맞춰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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