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 구조조정 본격화…김정관 “시한 못 맞추면 지원 없다”

산업장관 ‘여수 석화 재편 간담회’ 참석
‘1호 빅딜’ 이어 추가 합의 도출 압박
“대산이 포문…여수는 운명 좌우”
연말까지 각사 사업재편안 제출 예정


여수석화국가산업단지 모습. [헤럴드 DB]


[헤럴드경제=고은결·배문숙 기자] 국내 석유화학기업 간 ‘사업재편 1호’ 합의가 도출된 가운데 업계 전반의 구조조정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충남 대산 석유화학산단에서 각각 운영 중인 나프타분해설비(NCC) 통폐합을 결정한 가운데, 정부는 다른 기업들에도 빠르게 사업재편 결단을 내릴 것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6일 여수산단에서 주재한 ‘여수 석유화학기업 사업재편 간담회’에서 사업재편 계획서 제출 기한을 언급하며 “이 시한을 맞추지 못한 기업들은 정부 지원에서 제외되고 향후 대내외 위기에 대해 각자도생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대산산단이 석화 사업재편의 포문을 열었다면, 여수산단은 사업재편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며 신속한 사업재편을 압박했다.

지난 8월 정부와 10개 기업은 자율 협약을 맺고, 국내 전체 나프타분해시설(NCC) 용량 1470만톤(t) 중 18~25%에 해당하는 270만~370만t을 자율 감축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중국·중동발 공급 과잉에 따라 시황이 악화되며 산업 위기가 극심해진 상황에서 생산 감축만이 출혈을 줄일 수 있단 판단에서다. 이에 업체들은 각각 사업재편 계획을 마련해 정부에 제출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설비 감축 외에 고부가가치 전환, 재무구조 개선 방안 등도 담겨야 한다.

대산 1호 사례의 경우 기업결합 절차가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현행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공동행위 관련 제도적 수단을 총동원해 기업의 원활한 사업재편을 지원할 것”이라며 “롯데케미칼-HD현대케미칼 기업결합 건은 사전협의가 진행 중이고 조만간 심사도 접수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 특별법(석화특별법)이 오는 27일 본회의에서 처리되면 석화업계 금융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도 마련된다. 법안 적용 시 부족 자금은 정책금융으로 지원받을 수 있으며, 공정거래법상 독점 지위 적용도 특별법에 따라 예외가 가능하다.

다른 산단 내에서도 사업재편 논의는 이어지고 있지만 세부 조정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최대 석화산단인 여수산단의 경우, 앞서 LG화학이 정유사인 GS칼텍스에 여수 NCC를 매각하고 합작회사를 설립해 NCC를 통합 운영하자는 제안을 했다. 업계에서는 정유사 입장에선 수직 통합에 적극 나설 유인이 적다는 분석이 많았는데, 양사는 최근 사업 재편 방안 마련을 위해 컨설팅사를 선정하며 재편 논의를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케미칼과 여천NCC의 통합 아이디어는 여천NCC 공동 주주인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의 갈등 해결이 먼저인 데다, 각 그룹사 차원의 판단이 갈리면서 의사 결정이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울산산단에서는 SK지오센트릭, 에쓰오일, 대한유화가 지난달 외부 컨설팅사 선정하고 통합 구조와 감산량 등을 협의하고 있다. 그간 3사는 NCC 감축에 대한 효율성 기준이 달라, 어느 업체가 주도적으로 감축에 나설지 세부 조정에서 난항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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