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배우마저도 삭제 또 삭제…여우주연상 수상에도 흔적 지우는 中

중국 배우 판빙빙. [뉴시스]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중국 배우 판빙빙이 대만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지만, 정작 중국 온라인상에선 그의 이름과 소식이 삭제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27일 자유시보 등 중화권 매체에 따르면 판빙빙은 지난 22일 대만 타이베이 음악센터에서 열린 제62회 금마장에서 말레이시아 영화 ‘지모(地母)’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작품 속에서 그는 1990년대 농촌에서 남편을 잃고 홀로 가족을 책임지는 강인한 여성 역할을 연기해 큰 호평을 받았다.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판빙빙은 수상 직후 웨이보에 “600여 개의 축하 메시지에 답했다. 행복하고 어리둥절하다”는 글과 사진을 올렸지만 게시물은 곧바로 삭제됐다. 소속사 계정의 축하 글 역시 삭제됐고, 이후 웨이보와 더우인 등 중국 주요 SNS에서 판빙빙의 수상 관련 키워드는 검색조차 되지 않았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자 중국 누리꾼들은 “누군가 게시물이 올라오기만 기다렸다가 삭제하는 것 같다”, “왜 갈수록 검열이 강화되느냐”, “판빙빙이 상을 받아서 국가 위신이라도 흔들리느냐” 등 불만이 터져 나왔다.

판빙빙은 2018년 대규모 탈세 스캔들 이후 약 4개월간 종적을 감추며 구금설·망명설까지 휘말렸고, 이후 중국 세무 당국으로부터 약 8억8000만 위안(약 1812억 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당시 중국 정부가 그를 ‘본보기’로 삼았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이번 수상으로 또 한 번 ‘판빙빙 지우기’가 계속되자 중국 당국이 여전히 판빙빙을 ‘관리 대상’으로 보고 있으며, 대만과 정치적 긴장감 속에서 문화 콘텐츠조차 검열 대상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펑칭언 대변인은 이번 논란에 대해 “관련 상황을 알지 못한다”면서도 “일부 세력이 플랫폼을 이용해 대만 독립을 선전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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