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전산망 먹통사태 두 달 만에…국정자원장·행안부실장 ‘대기발령’

국정자원장 입건 따른 조치… 새 적임자 물색
‘G드라이브’ 재가동·시스템 복구율 98.7%

지난달 9월 27일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앞에 소방차와 경찰차가 서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원장과 행정안전부 디지털정부 총괄 책임자가 최근 대기발령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9월 국정자원 화재로 국가 전산망이 사실상 마비된 데 따른 인사조치다. 국가 전산망 마비 사태가 일어난 지 약 두 달 만에 징계성 조치가 난 것이다.

29일 정부에 따르면 행안부는 최근 대규모 인사를 단행하면서 이재용 국정자원 원장을 본부 대기발령 조치했다.

2023년 5월 말 임기제 고위공무원으로 국정자원 원장에 취임한 이 원장은 올해 9월 국정자원 5층 전산실에서 발생한 화재로 709개 정부 행정정보시스템이 먹통이 되자 기관장으로서 거센 책임론에 휩싸였다.

국정자원 화재는 작업자들이 무정전·전원장치(UPS) 본체와 연결된 리튬이온 배터리의 전원을 상당수 차단하지 않은 채 배터리 이전 작업을 하다가 발생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확인됐다.

행안부는 최근 이 원장이 업무상 실화 혐의로 다른 직원 3명과 함께 경찰에 입건되자 인사 조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장은 2026년 5월까지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원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그는 임기 첫해인 2023년 11월에는 국정자원 내 네트워크 장비 불량 문제에서 비롯된 정부 행정전산망 마비 사태의 중심에 있었다.

행안부는 이 원장과 함께 정부 행정정보시스템 운영 등 디지털정부 업무를 총괄했던 이용석 디지털정부혁신실장도 마찬가지로 본부 대기발령을 냈다.

행안부는 최근 디지털정부혁신실을 인공지능(AI)정부실로 개편하면서 이 실장을 대기발령했으나, 후임 실장 인선은 하지 않았다. 첫 AI정부실장으로 새 적임자를 물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전산망 마비 사태에 대응했던 국·과장 등 10여 명은 이름이 바뀐 AI정부실에서 그대로 자리를 지켰다.

국정자원 화재로 먹통이 됐던 709개 행정정보시스템은 대부분이 복구됐다. 본원인 대전센터 내 시스템 693개는 이달 14일 모두 정상화됐다.

나머지 16개는 대구센터로 이전·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전날 기준 전체 709개 중 700개가 재가동해 복구율은 98.7%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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