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 품는 네이버, ‘3조 클럽’ 가입하나…한신평 “재무안정성 강화될 것” [투자360]

두나무 편입 시 영업이익 3조 상회 전망…신용도 상향 요건도 충족 가능성
주식매수청구권·당국 승인이 ‘변수’

네이버 사옥 [연합]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네이버가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결정하면서 가상자산과 핀테크를 아우르는 사업 지형 확대에 나섰다. 두나무 실적이 연결 재무에 반영될 경우 네이버의 연간 영업이익이 3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7일 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포괄적 주식교환 결의와 관련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유영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의 제도권 편입 논의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이번 기업결합은 네이버의 사업기반과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긍정적 요인”이라고 밝혔다.

유 연구원은 “네이버가 보유한 최상위권의 인터넷 플랫폼커머스핀테크 역량은 두나무의 가상자산 인프라와 결합해 서로의 강점을 강화하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네이버는 지난 26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간 포괄적 주식교환을 결정했다. 교환비율은 두나무 1주당 네이버파이낸셜 2.54주다. 주식교환 예정일은 내년 6월30일이다.

주식교환이 완료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완전자회사가 된다. 이에 따라 현재 네이버파이낸셜 지분 89.2%를 보유한 네이버의 지분율은 17%로 낮아진다. 대신 두나무 최대주주인 송치형 회장이 19.5%를 보유해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주주가 된다.

다만 네이버는 주주 간 계약을 통해 송치형 회장과 김형년 부회장(10%)이 보유한 지분의 의결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네이버의 의결권은 46.5%까지 올라가며 실질적인 지배력은 유지될 전망이다. 이 경우 네이버파이낸셜은 기존대로 네이버의 연결자회사로 남고, 두나무는 네이버의 손자회사로 편입된다.

유 연구원은 이번 거래가 네이버의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그는 “두나무 실적이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될 경우 네이버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조원을 웃돌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재무안정성 역시 한층 강화될 것이란 평가다. 유 연구원은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조원 이상이고, 부채비율이 50% 이하로 유지될 경우 신용도 상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거래 성사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와 규제당국 승인 여부가 변수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10.6%), 우리기술투자(7.2%), 한화투자증권(5.9%) 등 두나무 기존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에 따라 거래 조건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단독으로도 계약 해제 요건인 1조2000억원을 넘는 청구가 가능하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의 심사도 남아 있다. 네이버와 두나무 모두 공정거래위훤회의 기업결합심사 신고 의무 대상이다. 가상자산사업자인 두나무의 최대주주 변경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두 회사 모두 전통 금융회사는 아니지만 금융·핀테크와 가상자산을 포괄하는 사업 구조인 만큼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의 분리) 원칙이 주요 쟁점으로 부각할 수 있다.

유 연구원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와 공정위·금융위의 승인 과정 등 향후 진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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