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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놀라 걸 패션 [이시영·노스페이스 인스타그램] |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본격적인 겨울을 앞두고 ‘그래놀라 걸(Granola Girl)’ 트렌드가 전 세계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그래놀라 걸 스타일은 스위스, 캐나다 등지에서 유행하던 자연주의 패션이다. 하이킹, 캠핑에서 영감을 받은 꾸밈 없는 내추럴 감성이 핵심이다.
해당 트렌드는 틱톡에서 시작된 영상이 바이럴되며 글로벌 유행으로 번졌다. 노르딕 패턴의 플리스 재킷을 착용한 한 미국 여성은 “남자친구가 이렇게 섹시하게 입고 어디 가냐고 묻더라”고 소개해 화제가 됐다.
전형적인 ‘섹시함’과 거리가 있는 스타일이라는 점이 반전 포인트가 되면서 조회수는 1400만회를 넘어섰다. SNS에서는 “알래스카에서는 저런 스타일이 실제로 가장 인기 있다”는 현지 반응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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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틱톡에서 바이럴된 영상 [틱톡 갈무리] |
‘그래놀라 걸’이라는 명칭은 ‘그래놀라를 먹을 것 같은 건강한 여성’이라는 비롯된 용어다. 빈티지하고 자연스러운, 과한 꾸밈이 없는 멋을 바탕으로 플리스, 플란넬, 코듀로이, 데님 등으로 자연친화적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갈색, 녹색, 베이지 등 자연을 닮은 컬러를 중심으로 하며 노르딕 패턴이나 꽃무늬 등으로 포인트를 주기도 한다. 하이킹 운동화, 비니, 백팩 등 실용적인 아웃도어 아이템을 스타일리시하게 연출해 1970년대 히피 감성과 고프코어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흐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래놀라 코어는 패션에 국한되지 않으며,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국립공원에서 하이킹과 캠핑 등 야외 활동을 즐기고 통곡물과 슈퍼푸드 기반의 식단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화장을 최소화하고 자연스러운 외모를 드러내는 것도 이 흐름과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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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놀라 코어 [틱톡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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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놀라 코어 [핀터레스트] |
해외에서는 이미 수많은 인플루언서들이 ‘그래놀라 걸’ 스타일을 연출하며 유행을 이끌고 있다. 핀터레스트, 틱톡 등 SNS 플랫폼에선 관련 해시태그 검색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국내에서도 배우 최윤지와 김보라, 김나영 등 유명 연예인을 중심으로 비슷한 유행이 번지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관련 품목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 겨울 MZ세대 주요 트렌드로 ‘플리스’ 아우터를 꼽았다. SSF샵에 따르면 지난달 1~16일 플리스 검색량은 전년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노르딕 패턴과 자연 톤을 적용한 플리스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디 애퍼처의 플라워 패턴 플리스 재킷은 출시 일주일 만에 추가 생산에 돌입했고, 샌드사운드 역시 퀼팅 안감의 플리스 점퍼를 주력 제품으로 출시했다.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도 올해 10월 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 겨울 핵심 패션 키워드로 ‘그래놀라 코어’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자연을 닮은 컬러와 감각적인 스타일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아크테릭스, 몽벨, 노스페이스, 살로몬 등 아웃도어 브랜드 중심으로 비니 등 자연친화 감성 제품 매출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패딩의 경우 인기 브랜드 순위가 럭셔리 중심에서 ‘그래놀라 코어’ 브랜드 중심으로 변동했다. 전년 동기 대비 몽클레어, 스톤아일랜드, 프라다 등 거래액 증가세는 주춤한 반면 노스페이스, 아크테릭스, 살로몬은 거래액이 늘었다. 특히 노스페이스 거래액은 253% 급증하며 대표적인 ‘그래놀라 코어’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