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원천기술+기업 제품개발…글로벌 시장개척 본격화

- ETRI, 공동사업화랩 통해 성과 잇달아 내놔
- 블루타일랩, 920nm 펨토초 레이저 개발 성공
- 더피치, 군용 종이드론 4K관제 UAE수출 박차


국내 최초로 920nm 펨토초 광섬유 레이저를 개발한 ㈜블루타일랩 연구진.[ETRI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출연연이 축적해온 원천기술과 사업화 추진 역량이 기업의 제품 개발·시장 진출 능력과 결합하면서 협력 기반의 기술사업화 성과가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의 ‘공동사업화랩(1-TEAM LAB)’을 통해 국내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며 기술사업화 성과를 잇달아 창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동사업화랩은 기업과 ETRI 연구부서가 동일 공간에서 협업해 시제품 제작부터 시험·검증까지 사업화 전 주기를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설계된 개방형 산·연 협업 프로그램이다.

입주 기업에는 최대 2년간 연구원 내 전용 공간이 제공되며, 제품디자인, PCB·SMT 제작, 소프트웨어 시험·검증, 금형·사출, 해외 판로 개척, NEP·NET 인증 등 사업화 지원 서비스를 패키지로 제공해 개발 기간 단축과 초기 시장 진입을 돕는다.

ETRI의 공동사업화랩을 통해 협력 기업들의 기술 개발과 실증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면서 구체적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근적외선(920nm) 영역의 펨토초 레이저를 국내 최초로 개발한 ㈜블루타일랩과 군용 종이드론 관제기술을 고도화한 ㈜더피치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블루타일랩은 ETRI 진단치료기연구실과 함께 국내 최초로 반도체 발광소자 기반의 920nm 펨토초 광섬유 레이저를 개발했다.

920nm 대역의 높은 생체 투과성을 초고속 펨토초 펄스로 안정적으로 구현해, 세포 내부 자발형광을 활용한 고해상도 이광자 현미경 영상 구현에 필수적인 기술이다.

블루타일랩은 공동사업화랩을 기반으로 소산성 솔리톤 구조를 적용한 광원 분석과 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했다.

그 결과, 2025년 연구개발특구 실증·스케일업 사업 선정, 미국 특허 2건 공동 출원, SCI급 논문 발표, 전문 인력 확충, 누적 투자 97억 원 달성과 이노비즈 인증, 정부출연연 기업가상, 2025 대한민국 혁신창업대상 등 다양한 기술·사업화 성과를 거두었다.

김형우 블루타일랩 대표는 “ETRI의 체계적인 기술 지원과 사업화 협력이 펨토초 레이저 개발의 완성도와 사업화 속도를 높이는 데 큰 힘이 됐다. 축적한 역량을 바탕으로 산업용 레이저의 국산화를 앞당기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TRI 에어모빌리티연구본부 소속 연구진이 DNA+드론 시스템의 실시간 자율비행 알고리즘 작동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ETRI 제공]


㈜더피치는 ETRI 에어모빌리티연구본부와 협력해 군용 종이드론(PapyDrone-800)에 최적화된 4K 영상·센서 기반 관제기술을 개발했다.

무선 기반 초저지연 4K 영상 스트리밍과 표준 센서 데이터 실시간 전송 기능을 통합해, 실제 군 작전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운용 가능한 다채널 관제 플랫폼을 구현한 것이다.

여기에 드론의 4K 영상과 센서 데이터를 5G로 실시간 처리하고 지상 객체를 AI로 분석하는 ETRI의 DNA+드론 기술이 결합되면서 실시간 정보처리 성능이 대폭 향상됐다.

이는 글로벌 방산·전쟁 환경에서 요구되는 실시간 영상·상황인식 기술 확보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이 제품은 UAE 등 해외 고객사와 수출 협의가 진행 중이며, DSK 2025·ADEX Seoul 2025 등 주요 드론·방산 전시회를 통해 시장성을 입증하고 있다.

방승찬 ETRI 원장은 “이번 성과는 ETRI의 연구부서와 기업이 하나의 팀으로 협력하는 공동사업화랩이 만들어낸 대표적인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연구성과와 기업 성장지원을 긴밀하게 연계하는 협력형 성과확산 체계를 강화하여 기술사업화 속도를 더욱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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