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중기 대금정산까지 51일 ‘하세월’… 수수료는 20% 플랫폼 中 최다

중기, 쿠팡 통해 거래 시 100원 팔면 20원이 비용

대금 정산에 51일 넘게 걸려… 국감서 “60일 이상” 지적도

쿠팡에서 3000만건이 넘는 대규모 개인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쿠팡은 현재까지 고객 계정 약 3370만개가 유출된 것을 확인했다. 사진은 1일 서울 시내 한 쿠팡 물류센터 인근에 차량이 주차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3000만명이 넘는 개인정보를 유출한 쿠팡이 중소기업들로부터 가장 많은 비용을 가져가면서도 정산 대금 지급은 주요 플랫폼 가운데 가장 늦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들은 쿠팡 거래 비중이 크다는 이유 때문에 불리한 조건을 감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쿠팡이 시장 지배 플랫폼으로 부상하면서 발생한 구조적 문제라는 비판도 나온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2025년 온라인 플랫폼 입점 중소기업 거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쿠팡을 주거래 쇼핑몰로 둔 중소기업 162개사가 쿠팡에 지급한 각종 비용은 매출액 대비 평균 20.6%로 집계됐다. 이는 조사 대상 전체 평균(18.8%)보다 1.8%포인트 높고, 무신사(23.2%) 다음으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응답사가 꼽은 가장 큰 비용 부담 요인은 ▷판매수수료(50.0%) ▷물류비(29.0%) ▷광고비(19.8%) 순으로 나타났다. 판매수수료만 보면 쿠팡의 중개거래 수수료율은 14.21%로 전체 평균인 13.82%를 웃돌았다. 여기에 로켓배송 입고비·보관료·검색 노출을 위한 광고비 등이 추가될 경우 실질 비용은 매출의 25~30%에 달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쿠팡을 통한 거래에서 정산까지 걸리는 시간 역시 ‘51일 이상 걸린다’고 답한 업체 비율은 34.0%로 높았다. 다른 쇼핑몰이 모두 한 자릿수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로켓배송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유지하기 위해 정산 주기를 의도적으로 늘리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쿠팡 입점 중소기업의 매출 변화 점수는 3.64점(5점 만점)으로 주요 6개 쇼핑몰 중 4위에 머물렀다. 비용 부담은 크지만 실질 성과는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쿠팡의 정산 지연 문제는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은 “쿠팡이 입점업체의 대금 정산을 늦추고 광고를 강제로 집행하게 만든다. 이런 행태를 업계에서는 종합 갑질 세트라고 부른다”며 “쿠팡은 상품을 직매입하는 구조인데도 대금 지급이 두 달 가까이 걸린다. 네이버는 9일, 공영홈쇼핑은 10일 내 정산하는데 쿠팡은 60~63일이 걸린다. 이런 구조가 영세업자들의 자금 흐름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은 쿠팡에서의 매출 비중이 커 거래를 끊기도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생활용품을 제조하는 한 업체 대표는 “쿠팡에서 재고를 대량으로 가져가면서도 정산은 두 달 가까이 미뤄 자금 압박이 심하다”며 “쿠팡을 끊으면 매출이 급감하니 사실상 선택권이 없다”고 호소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다른 쇼핑몰은 비용 비중이 매출의 10~20% 수준인 반면, 쿠팡은 20~30%라는 응답이 많았다”며 “쿠팡이 시장 지위를 이용해 부담을 전가하는 구조가 명확히 드러났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쿠팡의 구조적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정산 기간 법제화, 수수료·광고비 체계 공개 의무화, 분쟁조정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중기중앙회는 “쿠팡의 정산 지연과 비용 부담 문제는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중소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며 “공정한 온라인 생태계를 위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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