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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은 인도 남성 리키(62)가 다시 머리를 다쳐 45년 만에 기억을 되찾고, 가족과 재회했다. [NDTV 캡처]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교통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친 뒤 기억을 잃고 살아오던 인도 남성이 45년 만에 또 다시 머리를 다치면서 기억을 되찾아 가족과 재회했다.
2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인디아와 힌두스탄타임스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1980년 당시 16세였던 리키 람(62)은 교통사고 후 기억상실증에 걸린 뒤 지난 수십 년 동안 자신의 이름과 가족조차 기억하지 못한 채 지내오다 최근 극적으로 기억을 회복했다고 보도했다.
히마찰프라데시주 북부 마을 출신인 리키는 당시 일자리를 찾아 인근의 하리아나로 이주했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기억 상실증에 걸렸다. 사고 이후 가족은 리키를 찾아 나섰지만 끝내 그를 찾지 못했고, 리키는 ‘라비 초우다리’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이후 뭄바이에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간 그는 서인도 중부의 마하라슈트라주에 정착해 1994년 가정을 꾸렸다. 그 사이 그의 부모는 아들의 생사를 모른 채 세상을 떠났다.
그러던 몇 달 전 리키는 다시 머리를 다치는 사고를 겪은 뒤 이상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꿈속에선 고향 마을의 망고나무, 좁은 길, 어릴 때 보던 풍경들이 생생하게 나타났다. 그는 이 꿈이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잃어버린 기억의 조각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리키는 한 대학생의 도움을 받아 꿈에서 본 장소들을 조사하기 시작했고, 결국 고향에 있는 한 카페의 연락처를 찾아냈다. 그는 전화를 걸어 연락을 주고 받다가 기적적으로 자신의 친척과 연락이 닿았다. 가족들은 대화를 나누며 어린 시절 기억을 하나씩 확인했고, 마침내 그가 실종된 지 45년이 지난 뒤 돌아온 리키임을 확신했다.
리키는 지난달 15일 아내와 두 자녀 함께 고향을 방문했다. 그는 마을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형제들과 극적으로 재회했고, 서로를 끌어안은 채 눈물을 흘렸다. 이 사연은 현지 언론에 보도되며 큰 관심을 받았다.
동생인 두르가 람은 “우리는 형이 오래전에 이 세상을 떠났다고 믿었다”며 “45년 만에 우리 앞에 서 있는 모습을 보니 마치 두 번째 탄생을 보는 것 같다. 이것은 기적이나 다름없다”고 감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