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커칠 내홍 1년 동덕여대 결론은 같았다…2029년 남녀공학 전환 [세상&]

공론화위 권고안 전격 수용…총장 공식 입장문 발표
재학생 졸업까지 ‘여대 환경 유지’ 약속
“새로운 100년을 위한 변화, 절차 투명하게 진행”


지난해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에 남녀공학 전환 반대를 주장하는 래커칠이 돼있는 모습.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동덕여자대학교(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을 공식 추진한다. 2일 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가 공학 전환 추진을 권고한 데 이어, 김명애 동덕여대 총장은 하루 만에 공식 입장문을 내고 권고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행 시점은 현재 재학생이 졸업하는 2029년으로 설정해, 재학생의 학습 환경을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김 총장은 입장문에서 “공론화위원회의 권고 결과를 존중해 수용하고자 한다”며 “이행 시점을 현 재학생이 졸업하는 2029년으로 계획해 입학 당시 기대했던 여자대학으로서의 학업 환경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향후 구성원 설명회·대학발전추진위원회·대학평의원회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 결정을 확정하고 후속 조치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 총장은 115년간 이어온 동덕의 창학정신을 언급하며 변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여성교육을 통한 교육입국이라는 정신은 여전히 유효하나, 이제는 이를 발전적으로 계승해 미래 100년의 새로운 방향을 만들어야 한다”며 “공학 전환은 여성 인재가 더 넓은 무대에서 역량을 인정받기 위한 기반”이라고 했다.

다만 재학생 반발은 여전히 극심하다. 지난해 11월 공학 전환 논의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학교 본관을 점거하고 ‘래커칠 시위’를 벌인 후 약 1년 만에 사실상 공학 전환 결정이 나면서,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여전히 일부 재학생들은 학교 구성원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학생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총학생회는 이날부터 학생 총투표에 돌입했으며, 투표 결과를 통해 공식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학교 측은 갈등 완화와 소통 강화도 약속했다. 김 총장은 “이제는 지난 갈등을 슬기롭게 마무리하고, 부정적 외부 이미지를 개선하며 공동의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며 “대학 운영 혁신과 캠퍼스 시설 개선, 안전 환경 조성 등 공론화위가 제안한 사항들도 자세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동덕여대 관계자는 “공론화위의 권고는 장기간 숙의 과정에서 도출된 결론이며 대학은 예정된 절차대로 진행한 것”이라며 “학생투표는 추진 과정의 의견 수렴 절차로서 별도 진행되는 것이며, 최종 결정 여부와는 직접적 연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외부 전문기관 연구 결과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동덕여대는 이달 중 구성원 대상 설명회를 열고 공학 전환과 관련한 세부 추진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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