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배달앱 갈아탑니다”…입점업체·소비자, 탈팡 이어 ‘탈이츠’

정보 유출 후 쿠팡에 이어 이츠 탈퇴 움직임
자영업자 “수수료 40%”…입점 취소 늘어
와우 멤버십 해지에 이츠도 매출 감소 우려


쿠팡이츠 TV 광고 중 일부. [유튜브 쿠팡이츠 캡처]


[헤럴드경제=박연수 기자] “쿠팡 개인정보 유출 후 쿠팡이츠 입점을 취소했습니다. 주문 금액에서 40%가 배달·중개수수료인데, 카페 상품은 단가도 낮아 수수료를 제외하면 남는 것도 없습니다.”

서울 마포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 2일 배달 플랫폼 쿠팡이츠 입점을 취소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소 주문 금액 1만2000원에 맞춰서 주문하는 고객이 많은데 결국 들어오는 금액은 7000원”이라며 “수수료 부담과 서비스 문제로 고민이 많은 시점에서 쿠팡 정보 유출까지 이어져 탈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미온적인 대응에 소비자의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쿠팡뿐 아니라 쿠팡이츠에서도 입점업체·회원들의 이탈이 감지되고 있다. 쿠팡 와우 멤버십을 통해 쿠팡이츠 무료 배달 혜택을 이용해 온 회원들이 와우 멤버십을 해지하면서 쿠팡이츠에도 영향이 미치고 있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와우 회원 대상 무료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며 배달 플랫폼 시장 내 영향력을 키웠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MAU(월간이용자수)는 지난 1월 1061만7979명에서 지속 성장해 10월 1229만6599명으로 늘었다. 지난달에는 소폭 감소했지만, 1205만742명을 기록하며 1위 배민과 격차를 줄였다.

쿠팡을 등에 업은 쿠팡이츠의 성장에 쿠팡이츠 배달 대행업을 운영하는 쿠팡이츠서비스도 쏠쏠한 수익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지난 2023년 77억원에서 지난해 216억5860만원으로 181.28% 급성장했다.

3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관련 현안질의에서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가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브랫 매티스 쿠팡 최고 정보 보호 책임자(CISO). [연합]


하지만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쿠팡이츠의 성장세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온라인상에서는 쿠팡 정보 유출 후 회원 탈퇴를 인증하는 게시글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한 소비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쿠팡 안 쓰기를 실현하려 한다. 와우 회원부터 그만뒀다”고 적었다. 다른 소비자도 “개인정보 유출 때문에 쿠팡, 쿠팡플레이, 쿠팡이츠 모두 탈퇴·삭제했다”고 했다.

쿠팡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는 네이버 카페도 상황은 비슷하다. “쿠팡이츠 리뷰만 100개 넘게 썼는데…”, “쿠팡이츠 몇 년째 쓰고 있는데 정보 유출이라니 속상하다” 등 그간 이용 내역과 탈퇴 인증이 이어지고 있다.

쿠팡과 달리 배달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구축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쿠팡이츠의 타격이 더 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 배달 플랫폼 시장에는 배민을 비롯해 요기요, 서울시 공공배달앱 땡겨요 등 대안이 많다. 배민은 최근 쿠폰 제공, 한집배달 무료 서비스 등 공격적인 혜택을 앞세우며 여전히 MAU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땡겨요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서울시가 주도하는 만큼 다양한 할인·지원 프로모션을 펼치며 이용자 유입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쿠팡은 탄탄한 사용자층을 가지고 있어 이탈 우려가 적을 수 있지만, 쿠팡이츠는 대체 플랫폼이 많아 부정적인 영향이 클 수 있다”며 “서비스 개선과 혜택 등을 통해 이용자 관리에 철저히 신경을 써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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