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먹어도 살 안찐다” 좋아했는데, “간 망가진다” 끔찍한 경고 나왔다

음료 [123rf]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열량을 낮추기 위해 설탕 대신 사용되는 대체 감미료가 치명적인 간 질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7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대 연구팀은 소르비톨이 체내에 축적될 경우 간에 과도한 지방이 쌓여 대사 기능 장애와 관련된 지방간 질환(MASLD)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시그널링(Science Signalling)’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열대어 ‘다니오’의 장내 미생물군을 조사하고, 이 군집이 손상될 경우 신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분석했다. 장내 미생물군은 수십억 개의 박테리아와 곰팡이로 구성돼 음식 분해와 소화·흡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물고기가 일반적인 먹이를 먹더라도 장내 박테리아가 고갈되면 간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소화 과정에서 포도당이 소르비톨을 거쳐 과당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장내 박테리아가 소르비톨을 분해해 문제가 없지만, 박테리아가 줄어들면 소르비톨이 분해되지 못한 채 간으로 이동해 지방간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에서는 물고기 먹이에 소르비톨을 직접 첨가했을 때도 동일한 현상이 발생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반대로 소르비톨 생성 경로를 차단하거나 소르비톨을 분해하는 박테리아를 추가했을 경우 간 손상이 예방됐다. 연구진은 “장내 박테리아가 설탕으로 인한 간 질환을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일반적인 감미료인 소르비톨이 지방간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연구를 이끈 게리 패티 박사에 따르면 소르비톨은 본질적으로 ‘과당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것’으로, 과당은 암세포를 과도하게 활성화하고 지방간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패티 박사는 “소르비톨은 체내에서 상당한 수준으로 생성될 수 있지만, 적절한 박테리아가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도한 양의 설탕이나 소르비톨을 섭취하면 이를 분해하는 박테리아가 고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인공 감미료가 장기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오래전부터 지적돼 왔다. 브라질 연구진은 하루 한 잔의 탄산음료만으로도 뇌 기능 저하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당뇨 환자는 설탕 대신 감미료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위험이 더 크다고 지적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3년 아스파탐을 ‘인간에게 발암 가능성이 있음’으로 분류했지만, 일반적인 섭취 수준에서는 위험이 크지 않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감미료의 잠재적 위험이 정작 그것이 대체하는 설탕의 위험보다 과장돼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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