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럼 교통사고, 한겨울보다 12월에 집중

동절기 수도권 미끄럼 사고 분석


겨울철 미끄럼 교통사고의 절반 이상이 한겨울인 1월이 아닌 12월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첫눈과 한파 시기에 운전자의 경각심이 떨어지는 데다, 눈·비가 내린 뒤 최대 5일간 도로 결빙이 지속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4일 ‘동절기 수도권 미끄럼 교통사고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분석은 서울·경기·인천 지역 삼성화재 자동차보험 가입 차량의 최근 3년간(2021년 11월~2024년 2월) 결빙도로 미끄럼 사고 2120건을 대상으로 했으며 전체 미끄럼 사고의 53.9%(1143건)가 12월에 집중됐다.

이는 동절기의 절정인 1월(36.6%)보다 17.3%포인트 높은 수치다. 2월은 8.1%에 그쳤다. 연도별로 보면 2022~2023년 겨울에는 12월 사고 비중이 62.4%까지 치솟기도 했다. 흥미로운 점은 12월의 평균 눈·비 일수가 4.7일로 1월(5.1일)보다 오히려 적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사고는 12월에 더 많았다. 눈·비 1일당 사고 건수로 환산하면 12월이 82.5건으로 1월(51건)보다 62%나 높았다. 연구소는 12월에 기온이 갑작스럽게 영하로 떨어지면서 운전자의 적응력이 떨어지고, 겨울 타이어 교체 등 차량 월동 준비도 충분히 되지 않은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눈이나 비가 내린 뒤에도 사고 위험은 상당 기간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사고 중 361건을 무작위 추출해 기상 조건과 매칭 분석한 결과, 눈·비가 내린 당일 발생 비율이 44.9%, 이후 5일간 발생 비율이 44%로 거의 비슷했다. 영하 날씨 속에서 도로 결빙 상태가 장기간 유지되기 때문이다. 특히 눈이 내린 경우는 3일까지, 비가 내린 경우 5일까지 사고 위험이 크게 유지됐다. 장효석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12월에 갑자기 영하권으로 떨어지고 눈·비까지 오면 운전자가 도로 결빙에 대한 방어 운전에 적응이 덜 돼 사고가 늘어난다”며 “눈·비가 내리는 당일뿐 아니라 이후에도 도로가 계속 얼어있어 최대 5일까지 사고 위험이 이어진다”고 했다.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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