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뜩한 흉기 사진…동덕여대 ‘래커제거행사’ 연기 [세상&]

칼 사진 동반한 ‘학교 갈 준비됐다’ 게시물 논란
경찰 통신 추적 착수… 작성자 특정 아직 못해


동덕여자대학교의 남녀공학 전환 추진 논의에 반발한 학생들이 지난해 11월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본관에서 항의하며 교문을 막고 서 있는 모습.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동덕여자대학교(동덕여대)가 4일 오후 2시 예정했던 캠퍼스 ‘래커 제거 행사’를 온라인 위협 글을 이유로 돌연 연기했다.

학교는 이날 오전 학내 홈페이지 긴급 공지를 통해 “최근 온라인상에서 학교를 대상으로 한 위협성 글이 확인되어 현재 경찰과 관련 사항을 협의 중”이라며 “행사에 참여하시는 구성원의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부득이하게 일정을 잠정 연기하게 되었음을 안내해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안전 조치와 외부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안전이 확보되는 대로 추후 일정을 다시 안내하겠다”며 “대학 본부는 구성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행사 취소는 전날 SNS에 게시된 위협성 게시글이 직접적 배경이 됐다. 해당 글에는 ‘학교에 갈 준비가 됐다(I am ready to go to the school)’라는 문장과 가방 안에 흉기로 보이는 칼이 담긴 사진이 함께 올라왔다.

이 게시글이 확산하자 경찰에 관련 신고가 접수됐고, 학교는 긴급회의를 거쳐 당일 오후 진행 예정이던 작업 중단을 결정했다. 래커 제거 행사는 지난해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둘러싼 갈등 과정에서 본관과 강의동에 남겨진 래커칠 흔적을 지우려는 조치로, 학생·교수·직원 등 학내 구성원이 함께 참여하도록 안내된 상태였다.

동덕여대는 지난 3일 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 권고안을 수용해 오는 2029년부터 남녀공학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결정을 총장 입장문을 통해 공식 발표했고, 이에 반발한 학생들이 다시 집회를 예고하며 학교 내부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에는 학생 단체 ‘민주없는 민주동덕’이 학교 앞에서 별도 발언 행사를 열 계획이었으나, 위협 글 논란으로 행사 분위기는 더욱 긴장된 상태가 됐다.

한편 위협 글 작성자에 대해 남대문경찰서는 현재 소재 추적에 착수했다. 남대문서 형사과장은 “통신 추적을 진행 중”이라며 “아직 특정된 인물은 없다. 추적 중인 단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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